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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8집’ 평론가 6명에게 묻다

등록 2009-07-06 20:46수정 2009-07-08 18:44

‘서태지 8집’ 평론가 6명에게 묻다
‘서태지 8집’ 평론가 6명에게 묻다
“멜로디·사운드 건재” vs“맥없는 노래…재기 실종”




서태지가 8번째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서태지가 컴백하면 평론가도 함께 컴백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전히 그의 음악이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이라는 걸 보여주는 말이다. <한겨레>는 음악평론가 6명에게 서태지의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을 물었다. 현재 벌어지는 상업성 논란과 관계없이 온전히 음악만을 평가해줄 것, 흥미를 위해 ‘좋다’(Yes)와 ‘좋지 않다’(No)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명사회자 허참의 말을 빌리자면 “몇 대 몇?” 결과는 4:2였다.

■ 예스(YES)! 평론가 박은석씨는 “대단한 혁신이나 새로운 것을 발견한 건 아니”라면서도 “서태지 특유의 멜로디 감각과 해외 음악 트렌드를 가져다 자기 것으로 뽑아내는 능력을 발휘해 대중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전형적인 서태지의 작업 패턴”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웹진 <보다>의 필자인 서정민갑씨는 “재탕일지라도 정교한 형식으로 내용의 신파까지 커버하는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마음을 움직이는 사운드의 즐거움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남성 잡지 <지큐(GQ)코리아>의 장우철 에디터는 “그만의 천진한 것들에 쉽고 낯설지 않게 설득된다”고 말했다. “서태지는 멜로디로, 사운드의 공간감으로, 가사로, 또한 가사를 흐리는 보컬로 계속 뭔가를 펼쳐내고 끊임없이 확장시킨다”며 “그것이 서태지에게 장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이유가 된다”는 의견을 냈다.

웹진 <웨이브>의 차우진 에디터 역시 “디스토션(잡음처럼 생기는 묵직하고 일그러진 전자기타 등의 소리)과 전자 비트가 충돌하는 사운드가 좋다”며 전체적으로 ‘좋다’는 의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관념적 가사가 이 좋은 감각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며 “비현실적인 게 아니라 초현실적이다. 스케일이 큰 게임의 오에스티(OST: 원작 음악) 같기도 한데, 형식과 기교에 대한 서태지의 강박 또는 자부심을 생각하게 된다”는 중간적인 견해를 취했다.

■ 노(NO)! 웹진 <음악취향Y>의 필자 윤호준씨는 “섬세한 사운드의 달인인 그가 막상 섬세한 감흥의 전달에는 계속 실패하고 있다”며 “서태지표 음악을 정립했으나 듣는 사람을 자극하는 서정과 서사는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웹진 <이즘>의 이대화 편집장 역시 “예전에 비해 멜로디 훅(귀를 끌기 위해 반복되는 짧은 가락의 멜로디)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맥없이 흘러가는 노래 속에서 서태지다운 재기를 발견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서태지 컴퍼니 제공


신곡은 두 곡뿐…“장사 대통령” 비난도


서태지의 새 앨범이 음악 외적인 이유로 다시 논란을 낳고 있다. 신곡이 2곡밖에 되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서태지는 8번째 정규 앨범을 내기 전에 먼저 싱글 음반 두 장을 발표했다. 그 2장의 싱글 수록곡들을 모두 정규 앨범에 실은 채 신곡은 2곡만 선보인 것이다.

보통 싱글 음반에는 정규 앨범에 실릴 곡 하나와 미발표곡이나 라이브·리믹스 트랙 등 이른바 ‘비사이드’(B-Side) 트랙들을 ‘커플링’이란 이름으로 함께 싣는다. 정규 앨범에는 들어가지 않는 곡들을 넣어 싱글만의 가치와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태지는 싱글 음반 수록곡 모두를 정규 앨범에 싣고 거기에 신곡 2곡만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싱글 음반만의 장점이 사라졌고, 싱글부터 구매했던 사람들은 3만원 넘는 금액을 지급해야 온전히 곡 전부를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싱글 음반 역시 보통 7000원 안팎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규 앨범 가격에 육박하는 만원 넘는 금액을 받으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태지 팬들은 “명품은 원래 비싸다”는 논리를 폈지만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태지 컴퍼니 쪽은 싱글 음반 곡들을 그대로 실은 게 아니라 다시 새롭게 믹싱과 마스터링을 했다고 밝혔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 온라인 음반점 이용자는 “이제는 문화 대통령이 아니라 장사 대통령”이라는 음반 평을 남겼다.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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