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황세준 개인전 ‘심심한 풍경’
그리기의 욕망과 쾌감은 무엇일까. 미술판에서 거의 잊혀진 이 질문에 작가 황세준(46)씨는 대답하듯 그림을 그린다. 그의 개인전 ‘심심한 풍경’(21일까지 서울인사아트센터)이 심드렁하게 넘겨버리는 도시 일상의 파편적 풍경들을 대상으로 삼는 배경이다. 크레인과 거대한 가벽, 트럭 오가는 공사장(<어느 멋진 날>)과 잿빛 하늘 아래 북악산, 경복궁 지붕, 광화문 복원 현장의 빨간 줄 그은 가벽이 드러난 풍경(<광화문>·사진) 따위가 무채색인 회색 바탕에 음울한 푸른빛이나 누른빛 등을 덧입혀 그려진다. 그림들은 낯선 21세기판 서울 진경이다. 밤길 주택가 어귀 마법상자처럼 빛나는 크레인 게임기의 그림에서 이 도회의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살가운 풍경이 허접한 도시의 일상임을 붓질로 고백한다. (02)736-102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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