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웰 ‘블랙서머스나이트’
맥스웰 ‘블랙서머스나이트’
1990년대 중반, 솔·아르앤비 음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네오솔’ 장르가 등장했다. 네오솔은 2000년대 초반까지 흑인음악의 ‘대세’가 되었고, 그 흐름을 이끈 아티스트가 바로 맥스웰이다.
맥스웰은 흑인음악 안에서의 영향력이나 대표성을 따질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뮤지션이다. 데뷔 앨범 <맥스웰스 어번 행 수트>를 통해 ‘웬에버, 웨어에버, 왓에버’를 히트시키며 ‘마빈 게이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후 두 번째 앨범 <임브랴>(Embrya)를 발표하며 확고한 예술성을 획득했다.
<블랙서머스나이트>는 3집 <나우>(2001) 이후 8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이다. 맥스웰은 이 앨범이 이후 발표될 3부작의 첫 번째라고 밝혀놓은 상태다. 1부인 이 앨범이 기존 색깔대로 ‘솔’에 방점을 두었다면, 2부에선 신앙심을 바탕으로 한 가스펠을, 3부에선 연인간의 무드를 노래하는 슬로 잼 음악을 담아낼 예정이라 한다.
새 앨범에 담긴 9곡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흑인음악 앨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스트 뮤지션들의 참여 없이 온전히 혼자서 모든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전매특허인 팔세토(가성) 창법은 여전히 감미로우면서 더욱 힘이 붙었다. 솔·아르앤비 음악을 넓게 ‘어번 뮤직’의 범주 안에 넣곤 하는데, 맥스웰의 노래들 역시 빌딩숲 야경 아래서 들으면 더욱 아름답게 들릴 ‘도시의 음악’이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 사진 소니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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