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래쉬 메탈 밴드 메소드
2집 낸 스래쉬 메탈 밴드 메소드
한국서만 ‘홀대’받는 열악한 장르
1년여간 공들여 세계적 수준 완성
한국서만 ‘홀대’받는 열악한 장르
1년여간 공들여 세계적 수준 완성
한국에서 헤비메탈은 ‘버림 받은’ 장르다. 현재 몇몇 밴드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홀대’의 수준을 넘어서 ‘천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다. 수많은 방송들 가운데 한국 헤비메탈 밴드의 음악을 지속적으로 소개해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소외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헤비메탈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며 예전의 영광을 찾아가는 요즘이지만 한국에서만은 여전히 ‘불가촉천민’과 같은 신세다.
메소드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다. 헤비메탈의 여러 갈래들 속에서도 가장 강력한 음악으로 분류되는 ‘스래쉬 메탈’을 추구한다. 이들은 2006년 발표됐던 1집 <서바이벌 오브 더 피티스트(Survival Ov The Fittest)>를 통해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었다. 일본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록·메탈 전문지 <번>과 독일의 헤비메탈 전문 웹진 <파워메탈>에서 극찬을 받았던 것이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최근 이들의 2집 <스피리추얼 리인포스먼트>가 발표됐다. 보통 한국에서 나온 훌륭한 앨범을 가리켜 ‘세계 수준에 근접한’이란 표현을 쓰곤 하지만 이번 앨범에 한해서는 ‘근접한’이라는 말을 떼어도 될 정도다. 열악한 환경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한 건 김연아나 박태환만이 아니다.
새 앨범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사운드였다. 보통 한 앨범을 녹음하는 데 2~3개월 정도가 걸린다면 이들은 드럼을 녹음하는 데만 8개월을 투자했다. “레코딩 엔지니어와 소통하기 위해 그쪽으로 공부도 하면서 정말 많은 공을 들였어요. 곡은 이미 완성해놓은 상태였는데 돈이 아무리 들더라도 좋은 사운드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1년 6개월 동안 녹음을 했어요.”(김재하)
메소드는 자신들의 음악을 ‘뉴 웨이브 오브 스래쉬 메탈’이라 소개했다. 메탈리카나 슬레이어 등 선배 밴드들이 완성해놓은 스래쉬 메탈에 다른 다양한 음악들을 융화시키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 주위에 음악 하는 분들을 보면 새로운 음악은 안 듣고 예전 음악들에만 머물러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제가 메소드에 가입한 가장 큰 이유는 멤버들이 항상 새로운 음악들을 듣고 그걸 밴드의 음악에 융화시키려는 노력 때문이었어요.”(류민)
이들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는 앨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메탈 밴드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 멜로디의 ‘크라잉 포 리버레이션’, 베이스 기타 연주가 전면에 등장하는 연주곡 ‘블랙 이글’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쉴 새 없이 기타 리프가 변화하는 복잡한 구조의 곡들 역시 메소드만의 특징이다.
메소드는 1집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재 일본과 유럽에서 구체적인 제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에선 헤비메탈을 하기가 녹록치 않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음악을 하게 만드는 헤비메탈의 매력을 묻자 이들은 입을 모아 답했다. “세상에 헤비메탈만큼 큰 에너지를 주는 건 없어요. 삶까지도 바꾸게 만드는 음악이에요. 매력이 아니라 마력이죠.”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에볼루션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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