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하·염성순 2인전
문지하·염성순 2인전
그림은 세상의 현상, 형상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예술적 시도다. 서울 관훈동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작가 문지하, 염성순씨의 2인전은 이런 명제 아래 회화의 힘을 성찰하고 있다.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꿈과 현실, 이성과 감성, 선과 색조 등 그림의 대비적 요소들을 화폭에서 녹여내는 ‘도가니’ 같은 상상력이다. 문씨는 동서양 회화의 이질적 형상들을 한지 화폭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밀도감 있게 뒤섞은 정교한 ‘범벅’을 보여준다. 오방색 색동띠, 자수, 산수 등의 전통 한국화 소재들이 캔디의 고양이상, 반짝이, 그래픽 같은 팝적 이미지 등과 놀이하듯 어우러진다. 몽환적 세계를 좇아온 중견작가 염씨는 꿈결 속 같은 작가 내면의 풍경 그림들을 천장에 매달았다. 선녀, 날개, 나비인 듯한 몽오리들과 거꾸로 선 사과나무, 배, 하트 등이 노랗고 푸른 화면 속을 떠다니면서, 의식 밑바닥을 줄곧 잠행해온 작가의 시선을 일러준다. 30일까지. (02)733-044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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