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가하는 연주자들
제6회 대관령국제음악제…표제음악 소개
비발디의 <조화와 영감 협주곡집> 가운데 1~4번은 사계절을 표현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사계’라는 표제가 더 친숙하다. 또 흔히 ‘전원교향곡’으로 알려진 베토벤의 <교향곡 6번>은 ‘전원 생활의 추억’이라는 공연을 위한 곡으로 위촉받은 작품이다. 이러한 표제음악에 달려 있는 표제(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지난 22일부터 강원도 용평에서 열리고 있는 6회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이름에는 무슨 의미가?’를 주제로 삼았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구절 가운데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장미라고 불리는 저 꽃도 이름이 어떻게 달라지든, 향기는 결코 달라지지 않을 텐데…”에서 따왔다.
특히 메인 프로그램으로 31일부터 용평리조트 눈마을홀에서 막을 올리는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작곡가가 자신의 곡에 따로 이름을 붙인 표제음악을 주로 소개한다. 브라질 작곡가 빌라 로보스가 현지 민속 선율에 바흐 음악의 대위법을 접목한 <브라질 풍의 바흐 5번>, 영화 <와호장룡>의 작곡가 탄둔이 “과거와 미래, 영과 자연의 대화”를 꾀했다는 <고스트 오페라>, 조지 크럼이 혹등고래의 소리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고래의 목소리>, 한국계 현대음악 작곡가 얼 킴이 보들레르와 베를렌의 시에 음악을 붙인 <소프라노와 현악을 위한 세 개의 프랑스 시> 등이 눈길을 끈다. 알도 파리소트(첼로·예일대 교수), 엘마르 올리베이라(바이올린), 미하엘라 마르틴(바이올린·쾰른음대 교수), 프란스 헬메르손(첼로·쾰른음대 교수), 지안 왕(첼로) 등 세계 정상급 연주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들은 연주 외에 세계 12개국에서 온 음악도 184명이 참가하는 음악학교에서 마스터클래스도 연다.
강효(64) 예술감독은 “잘 알려진 곡부터 거의 들을 기회가 없는 곡들까지 묶었다”며 “작곡가는 각 표제를 어떻게 음악적인 향기로 표현하고, 관객들은 이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함께 경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최쪽은 음악제 곡 중 표제가 없는 곡에 관객이 직접 표제를 붙이는 ‘표제 만들기 콘테스트’도 열어 선정자에게는 내년 음악제 숙박권과 공연 표를 선물한다.
한편 음악제 기간에는 ‘저명 연주가 시리즈’와 개·폐막 공연(14일)의 실황을 눈마을 홀 앞 잔디밭에서 스크린으로 무료상영한다. 한여름밤 가벼운 차림으로 잔디밭에 앉아 영상을 보면서 편안하게 명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는 학생 참가자들이 선보일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와 학생 연주회가 무료로 열리며, 학생·일반인들이 참가하는 마스터 클래스, 음악가와의 대화 등도 마련된다. www.gmmfs.com, (033)253-749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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