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피플
3집 ‘스냅’ 낸 플라스틱 피플
플라스틱 피플의 리더 김민규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뮤지션이다. 그가 처음 음악계에 발을 들인 건 음악전문지 기자로서였다. 2000년 폐간됐지만 아직도 많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전설의’ 음악전문지 <서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 같은 이름을 가진 델리 스파이스의 김민규 등 또래 뮤지션들을 취재하던 그는 비슷한 음악적 취향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면서 기자를 그만두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었다. 스쿨 밴드 때 치다가 놓았던 기타를 거의 10년 만에 다시 집어 들었다.
지금 제작되고 있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영화를 모든 감독들이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누군가의 결과물을 평가하는 쪽에서 평가받는 쪽으로 바뀌는 건 확실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김민규가 처음 만든 밴드 메리고라운드는 대중들의 반응도 별로 없었고 평단의 평가도 좋지 못해 얼마 뒤 와해됐다.
음악기자 출신 김민규·보컬 윤주미
전곡 작곡 다양한 사운드 담아내
“포크 록서 출발 지향점은 인디 록” 그 뒤 김민규는 윤주미를 만나 2인조 밴드 플라스틱 피플을 결성했다. “메리고라운드가 해체된 뒤 많은 생각을 했어요. 리더라면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다 보니까 팀 운영이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쉬는 동안 트레이닝한다는 생각으로 혼자 곡들을 만들고 데모도 만들고 하면서 미리 준비를 많이 해놨어요. 그러다가 제 곡을 불러줄 여성 멤버가 필요해 주미를 영입하면서 플라스틱 피플을 만들게 된 거죠.” 플라스틱 피플에 대한 반응들은 좋았다. 작곡가로서의 김민규가 재발견됐고 당시 인디 음악 진영에서 유행하던 모던 록과도 어느 정도 차별화되었다. 이는 뮤지션 이전에 음악 마니아였던 김민규의 다양한 음악 청취 경력 때문이기도 했다. “1960년대 포크 록 음악을 출발점으로 해서 지금의 인디 록으로 도달”하는 게 플라스틱 피플의 지향점이다. 그 사이사이에 우디 거스리의 모던 포크, 로큰롤, 슈게이징 사운드들도 자리하고 있다.
3년 만에 발표한 3집 앨범 <스냅>에는 포크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담겨 있다. 예의 동화적 감수성 역시 그대로다. 산뜻한 포크 록으로 시작하는 초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사운드의 스케일은 커져간다. “2집 때는 일부러 멜로디를 드러내지 않고 반복해서 들을 때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하고자 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전면에 내세울 건 그대로 내세우자는 생각으로 작업했어요. 라이브하면서 느꼈던 밴드 사운드도 담으려고 했구요.”
음악이 외국 인디 음악 마니아가 만들어낸 느낌을 준다면 그 안에 담긴 가사는 이질적인 향수를 그리고 있다. 플라스틱 피플의 가사들에는 수도국산, 숯공장, 가죽신 등 토속적인 낱말들이 자주 등장한다. 김민규는 이를 ‘위성도시 정서’라고 표현했다. “부모 세대 때가 이민의 시대였잖아요. 시골에서 먹고살기가 힘드니까 도시의 달동네로 많이 이주했어요. 제가 동인천에서 살았는데 토박이는 없고 온통 이북 사람과 전라도 사람뿐이었어요. 그런 동네에서 살다 보니까 지금의 정서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지금 서울에서 15년 살았는데도 서울 사람이란 생각이 안 들어요.” 일렉트릭 뮤즈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한 김민규는 현재 평소 좋아해온 외국 인디 레이블들과의 교류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 이런 인디 음악들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목표다. “한국에서 인디 음악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역량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음악을 가지고 대등한 관계에서 교류해보고 싶어요.”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일렉트릭 뮤즈 제공
전곡 작곡 다양한 사운드 담아내
“포크 록서 출발 지향점은 인디 록” 그 뒤 김민규는 윤주미를 만나 2인조 밴드 플라스틱 피플을 결성했다. “메리고라운드가 해체된 뒤 많은 생각을 했어요. 리더라면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다 보니까 팀 운영이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쉬는 동안 트레이닝한다는 생각으로 혼자 곡들을 만들고 데모도 만들고 하면서 미리 준비를 많이 해놨어요. 그러다가 제 곡을 불러줄 여성 멤버가 필요해 주미를 영입하면서 플라스틱 피플을 만들게 된 거죠.” 플라스틱 피플에 대한 반응들은 좋았다. 작곡가로서의 김민규가 재발견됐고 당시 인디 음악 진영에서 유행하던 모던 록과도 어느 정도 차별화되었다. 이는 뮤지션 이전에 음악 마니아였던 김민규의 다양한 음악 청취 경력 때문이기도 했다. “1960년대 포크 록 음악을 출발점으로 해서 지금의 인디 록으로 도달”하는 게 플라스틱 피플의 지향점이다. 그 사이사이에 우디 거스리의 모던 포크, 로큰롤, 슈게이징 사운드들도 자리하고 있다.
플라스틱 피플
음악이 외국 인디 음악 마니아가 만들어낸 느낌을 준다면 그 안에 담긴 가사는 이질적인 향수를 그리고 있다. 플라스틱 피플의 가사들에는 수도국산, 숯공장, 가죽신 등 토속적인 낱말들이 자주 등장한다. 김민규는 이를 ‘위성도시 정서’라고 표현했다. “부모 세대 때가 이민의 시대였잖아요. 시골에서 먹고살기가 힘드니까 도시의 달동네로 많이 이주했어요. 제가 동인천에서 살았는데 토박이는 없고 온통 이북 사람과 전라도 사람뿐이었어요. 그런 동네에서 살다 보니까 지금의 정서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지금 서울에서 15년 살았는데도 서울 사람이란 생각이 안 들어요.” 일렉트릭 뮤즈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한 김민규는 현재 평소 좋아해온 외국 인디 레이블들과의 교류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 이런 인디 음악들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목표다. “한국에서 인디 음악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역량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음악을 가지고 대등한 관계에서 교류해보고 싶어요.”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일렉트릭 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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