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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7인의 음악가’ 7년만의 성찬

등록 2009-08-04 18:53수정 2009-08-05 01:42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명훈, 이유라, 양성원, 최은식, 송영훈, 김수연, 김선욱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명훈, 이유라, 양성원, 최은식, 송영훈, 김수연, 김선욱
정명훈 김선욱 이유라 김수연 양성원 송영훈 최은식
한국 클래식계 ‘얼굴’들 모인 스타콘서트
22일부터 5일간… 관록·패기 앙상블 기대




한국 클래식계를 흥분시켰던 콘서트 ‘7인의 음악인들’이 7년 만에 돌아온다.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첼리스트 양성원씨 등 한국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중견·신예 음악가 7명이 7년 만에 부활한 이 콘서트를 위해 모인다. 22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인천을 거쳐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끝을 맺는 클래식 연주의 성찬이다.

1997년 ‘7인의 남자들’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이 콘서트의 원래 취지는 세계 속의 한국인 연주가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는 것. 정명훈, 한동일, 강동석, 김영욱, 조영창, 양성원, 최은식이 한 무대에 섰던 원년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실내악 무대의 티켓 파워가 훨씬 미미했던 시절임을 고려한다면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

이후 ‘7인’ 시리즈는 매년 이어지며 국내 클래식계에 익숙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998년부터 피아니스트 백혜선, 바이올리니스트 알리사 박 등도 합류해 ‘남자들’만이 아닌 ‘음악인들’의 앙상블을 선보이며 균형감을 장착했다. 2000년 수원음악제를 계기로 세계로 눈을 돌린 ‘7인의 음악인들’은 일본, 중국의 음악인들과 함께 한국 실내악 공연의 허파 구실을 해왔다. 월드컵이 펼쳐진 2002년, ‘7인’의 라인업은 가장 화려했다. 정명훈과 예핌 브론프만, 슐로모 민츠와 다이신 가시모토, 미샤 마이스키와 조영창, 유리 바시메트 등 세계 최정상 음악가들과 함께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일정 속에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실내악 콘서트로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7인의 음악인들’은 7년간 공백기를 맞게 된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일정을 맞추기 힘들었고, 환율도 올라 한자리에서 공연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것. 오랜 단절을 딛고서 올해 8월 다시 뭉친 정명훈, 김선욱(이상 피아노), 이유라, 김수연(이상 바이올린), 양성원, 송영훈(이상 첼로), 최은식(비올라)씨의 라인업을 보면, 신구의 조화, 관록과 패기의 앙상블이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이유라, 김수연, 양성원과 최은식씨가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2번>을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1악장만 쓴 미완성 곡. “차밍하고 아담한, 예쁜 작품”이라는 양씨의 말처럼 고전적이고 단정한 품격으로 청중을 안내할 것이다. 신동 연주자로 출발해 2007년 미국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수상으로 궤도에 오른 이유라와 지난 5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이달 모차르트 소나타 음반을 유니버설에서 발매하는 김수연씨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성원씨와 더불어 원년 멤버인 최은식씨는 “다른 파트의 멜로디를 즐기면서 리듬이나 컬러를 곁들여 하나의 음악을 완성시키는 게 비올라의 매력”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슈베르트 4중주 다음 차례는 정명훈과 김선욱, 두 피아니스트의 소품 연주다. “음악인들끼리 즐겁고 재미있는 음악의 측면을 나눌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실내악”이라는 정명훈씨의 말처럼 연주를 함께 하며 즐기는 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실내악을 좋아하기는 김선욱씨도 뒤지지 않는다. 2006년 리즈 콩쿠르 우승자인 그에게 정씨는 1975년 앞서 리즈 콩쿠르에 4위로 입상한 대선배다.

“정 선생님 피아노 연주 들어보면 입이 딱 벌어집니다. 저도 실내악 연주 참 좋아합니다. 학교 다닐 때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개 중 8개를 연주했고, 포레, 라벨, 슈트라우스, 드뷔시, 모차르트 실내악도 다 했죠. 선생님이 반주 좀 그만하고 연습하라고 할 정도였어요.”(김선욱)

김선욱과 김수연, 송영훈씨는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2번>도 들려준다. 송씨는 “인공 하모닉스(현악기에서 현줄 위에 손가락을 대는 특수한 주법으로 얻는 음)로 시작해 첼로 솔로가 30~40마디를 혼자 하다시피 해 첼리스트들이 특히 두려워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작곡가가 겪었던 옛 소련의 현실에 대한 반감과 전쟁의 야만적 성격과 갈등이 표현돼 있죠. 연주 전에 화나는 일이 있으면 해석이 잘될 것 같군요.(웃음)”

2부에 연주할 끝곡은 정명훈, 이유라, 김수연, 양성원, 최은식씨가 참여하는 슈만의 <피아노 5중주>. 슈만이 클라라와 함께 한 사랑을 다각도로 표현해 깊이가 남다른 곡이다. 양성원씨는 말한다. “2악장의 무거운 발걸음이 인상적이죠. 딸이 숨지기 직전을 표현한 겁니다. 그러다가 한순간 환해지잖아요. 그건 세상을 떠나기 직전 기도하는 과정에서의 영적인 표현입니다. 슈만의 낭만적 요소를 충분히 이해하고 전달하려 노력할 겁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7인의 음악인들’은 현재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월22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23일 부산 KBS홀, 24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2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18-7343.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C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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