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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선 산울림…유럽선 레이디가가

등록 2009-08-06 21:19수정 2009-08-06 21:20

절정에 오른 지산 록 페스티벌의 공연 장면. 번쩍이는 무대 앞의 섬광과 록의 굉음 속에서 흥분한 관객들이 손을 들어 한껏 환호하고 있다.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옐로우 나인 제공
절정에 오른 지산 록 페스티벌의 공연 장면. 번쩍이는 무대 앞의 섬광과 록의 굉음 속에서 흥분한 관객들이 손을 들어 한껏 환호하고 있다.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옐로우 나인 제공
<산울림: 연륜 있는 밴드 , 레이디가가 : 여성 뮤지션>
한국·영국 록 페스티벌 감상기

지난 7월의 마지막 주말 서울 근교의 이천과 인천에서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각각 열렸다. 같은 주말 두 개의 대형 록 축제라니!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이 현실은 열리기 전 우려와 달리 더 많은 사람에게 록 페스티벌을 알리는 결과를 낳았다. 생동감 있고 중독성 있는 록 페스티벌의 매력을. 이 축제에 빠져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매년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국내외의 록 축제를 돌아다니며 함께 놀고 글도 쓰는 관객 동아리 ‘페스티벌 제너레이션’(www.festivalgeneration.com)이다. 그들의 페스티벌 원정기는 매년 6월부터 시작된다.

‘영국 글래스턴베리’ 여성파워·마이클 잭슨 추모 인상적
‘이천 지산밸리’ 반정부·반전 구호…90년대 영국 닮아

■ 센세이션 VS 연륜 전세계에서 18만 명이 모인다는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 글래스턴베리 2009. 축제가 개막한 지난 6월24일 맥주와 텐트를 짊어지고 새벽같이 몰려드는 인파들이 영국 신문 1면에 보도되면서 페스티벌은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올해 글래스턴베리는 여성 뮤지션들이 대세로 등극했다. 레이디 가가, 예예예스 등 대중을 압도하는 여 전사들의 파워가 볼거리였다. 특히 ‘현재 팝 차트 1위’ 뮤지션 레이디 가가의 등장은 어느 때보다 큰 이슈를 낳았다. 록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 그의 파격적 퍼포먼스는 팝 컬처가 ‘록 페스티벌’을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를 가장 잘 보여주었다.


반면 한국의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는 ‘연륜 있는 록 뮤지션’에 대한 팬덤이 대단했다. 위저, 폴아웃 보이, 오아시스 등 절대적인 마니아를 거느린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날이면 내내 에너지가 넘쳐났다. 감동한 아티스트들이 한국말을 외치는 건 다반사. 마지막날 오아시스 공연을 앞둔 밤 9시께 현장 분위기는 ‘전형적인 록 페스티벌’의 에너지를 담고 있었다. 그건 오아시스가 공연 중 말했듯이 ‘마치 90년대 영국’을 떠오르게 하는 뭉클한 것이었다.

■ 마이클 잭슨 추모 VS 다양한 메시지 전야제가 한참이던 6월24일 글래스턴베리 현장에 조용히 퍼진 건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 인터넷이 없는, 진정하게 히피적이고 현실도피적인 글래스턴베리에서는 그 뒤 끊임없는 뮤지션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가장 인상적인 헌정 공연은 블랙아이드 피스의 무대. 리더 윌 아이 엠은 잭슨의 대표 히트곡 ‘스릴러’를 들려줬다. 팬들은 합창하며 팝의 제왕에 작별을 고했다. 가장 많이 들린 말은 “편히 쉬라”는 뜻의 ‘아르아이피’(RIP·Rest In Peace)였다.

지산에서도 ‘RIP’ 메시지는 있었지만, 개인적 소망이나 아티스트에 대한 선호를 적은 문구들이 대세였다. 현 정부에 대한 바람부터 ‘안티 워’(반전) 메시지까지 등장했다. 소통의 장소로 축제를 활용하는 대중들, 이렇게 록 페스티벌은 진화하는 것이다.

■ 세대 공감! 톰 존스, 닐 영 등 평소 듣기 힘든 명예의 전당급 아티스트들이 올랐던 글래스턴베리에서 영국의 나이 든 세대들은 메인 무대 근처에 텐트를 치고 오전부터 펼쳐지는 뮤지션의 성찬을 즐겼다. 부모를 따라온 어린 꼬마들은 한껏 치장하고 곳곳을 휘젓고 다녔다. 그들은 블랙 아이드 피스나 키즈 텐트에 열광했다.

지산에서도 가족 단위 관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산울림 공연날은 어느 때보다 가족 관객이 많이 몰렸다. 부모와 손잡고 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모습에서 국내 록 페스티벌의 미래를 보았다고나 할까. 공연장 이외에도 푸른 잔디와 갖가지 볼거리가 있었던 인디언 텐트촌은 멋진 가족 놀이터였다.

축제 뒤 현실로 돌아와서도 그때 시간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면 다음 페스티벌을 기대해보자. 10월까지 일렉트로닉 뮤직 축제인 글로벌 개더링(9월18~19일), 서정적인 록 중심의 그랜드 민트(10월24~25일),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10월15~18일), 울산 월드 뮤직 페스티벌(10월9~11일) 등이 기다린다. 김지숙 음악칼럼니스트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매년 6월 마지막 주 영국 서머싯 주의 개인 농장에서 열리는 4박5일간의 록 페스티벌(사진).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아도 13만장의 유료 티켓이 연초도 되기 전에 매진될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07년 동명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지면서 전방위 문화 팬덤을 거느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축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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