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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클래식, 알면 알수록 기쁨 커지죠”

등록 2009-08-16 19:13

음악평론가 진회숙(53)씨
음악평론가 진회숙(53)씨
‘나를 위로하는…’ 낸 진회숙 음악평론가
모차르트·쇼팽 등 고전 ‘친근한 해설’
“인문사회 서적 탐독…음악 더 잘 들려”
음악평론가 진회숙(53·사진)씨가 새 책 <나를 위로하는 클래식 이야기>(21세기북스)를 냈다. 미술과 음악의 연결고리를 탐색한 전작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 이후 반년 남짓 만의 결실이다. 이번에는 “대중과의 더 편안한 소통을 위해 말랑하게 접근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이번 책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쇼팽 ‘빗방울 전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브람스 교향곡 4번 등 고금의 명곡들이 저자와 우리들의 실제 일상과 경험, 사유들과 여러 가지 접점을 형성한다. 기존의 딱딱한 해설서와는 달리 잊을 수 없는 대목들이 성큼 품 안으로 다가선 듯 친근함을 띠고, 혹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포진해 있다.

피아노는 있었지만 텔레비전이나 전축(오디오)은 없었던 중학생 때, 진회숙은 동생(작곡가 진은숙)과 너무나 음악이 듣고 싶어 방송사 가족대항 노래자랑에 나갔다. 텔레비전이 걸린 1등보다도 2등을 해서 전축을 받기를 기도했다는 부분이 따뜻한 웃음을 자아낸다.

“김동건씨가 진행하던 ‘웃으며 노래하며’란 프로그램이었어요. 남동생(중앙대 교수 진중권)은 나가기 싫다고 해서 떼놓고 2등상으로 받은 오디오가 천일사 전축으로 기억이 나는데, 턴테이블은 포함이 안 됐더군요. 몇 달 더 걸려 턴테이블을 샀고 음반도 살 수가 있었죠.”

진회숙씨가 당시 처음으로 구입했던 음반은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라이선스 엘피(LP)였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그녀는 가진 것 없이도 행복했던 초심으로 돌아간다.

진회숙씨는 이화여대 종교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유학을 포기해야 했던 씁쓸한 기억의 이 시기는 중학교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던 자신의 재능에 흠뻑 자양분을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권에 가담하면서 그녀는 인문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음악과 직접 관련이 없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서적들을 탐독했다. 진회숙씨는 지금도 당시의 독서가 근육 어디엔가 쌓여 있다가 글을 쓸 때, 강연을 할 때, 음악을 해석할 때 무의식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어떤 분야를 잘하기 위해 많은 분야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각이 달라집니다.”

진회숙씨는 클래식 에프엠(FM)의 구성작가로 활동했다. 책의 본문에서 ‘수많은 졸(卒)들’로 환유되는 무명의 쓸쓸한 시절이었다. 그렇게 죽 한 우물을 30년 넘게 파다 보니 인터넷에서 이름 석자를 치면 적잖은 기사와 책 이야기가 뜨게 되었다. “제 특기가 여러 다리 걸치기예요.(웃음)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 글쟁이죠. 쓰고 나서의 희열 때문에 앞으로도 글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삶에 뭔가 메시지를 던져주고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 진정한 예술의 의미이며, 음악도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진회숙씨에게 클래식 음악에 다가서는 방법을 물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어요. 알면 알수록 더 즐길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즉각적으로 호불호가 다가오는 대중음악과는 다른 점이죠. 음악 그 자체에 익숙해지고 그 콘텍스트(맥락)를 공부하다 보면 음악 감상의 층이 한층 두터워질 겁니다.”

글·사진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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