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마에스트로 송’ 1천곡 내공으로 다시 ‘사랑해’

등록 2009-08-19 20:22수정 2009-08-19 20:24

3집 음반 ‘러브 유’ 낸 송홍섭
3집 음반 ‘러브 유’ 낸 송홍섭
3집 음반 ‘러브 유’ 낸 송홍섭
김현식~삐삐밴드 등 세대 넘나든 프로듀서
팔순할머니 인생 담은 곡 등 10곡 작곡·연주
그는 지금 강원도 춘천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 35년 전 음악을 하기 위해 떠났던 자신의 고향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동창인 아내와 함께 집 근처 밭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 상추 등을 먹고 된장도 직접 담가 먹고 있다. 한창 일이 많을 때는 집중력을 위해 ‘밥 먹듯이’ 식사를 거르던 그였다. 몸의 혹사로 나빠진 건강을 추스르고 음악에만 전념하기 위해 귀향을 택했다.

그는 요즘 무척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평생 동안 ‘먹는 즐거움’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던 그는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 음식의 맛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일주일에 4번 서울에 올라와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자들과 즐겁게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송홍섭(55). 한때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베이스 연주자이자 편곡자이며 프로듀서(음악감독)였다. 공식적인 첫 밴드 활동을 ‘사랑과 평화’라는 대(大)밴드에서 시작하는 행운을 누린 그는 이어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 가입해 조용필의 최고 전성기 시절을 함께했다.

“두 밴드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사랑과 평화’에서는 지금까지 내 음악의 밑받침이 되는 ‘리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어요. 지금도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리듬의 중요성이거든요. 조용필씨에게선 ‘대중음악’의 정의에 대해서 배웠죠. 그전까지는 마일스 데이비스나 허비 행콕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하려고 했거든요. 가요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는데 용필이 형을 만나면서부터 가요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어떻게 융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3집 음반 ‘러브 유’ 낸 송홍섭
3집 음반 ‘러브 유’ 낸 송홍섭
좀더 훌륭한 가요(대중음악)에 대한 고민은 프로듀서와 편곡자 활동으로 이어졌다.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1000여곡이 넘을 정도로 1980년대의 대중음악계는 그의 이름을 빼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고 김현식의 4~6집, 한영애 2집 등 수많은 명반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1990년대 들어선 음반 제작자로 변신해 유앤미 블루, 삐삐밴드 등 ‘젊은’ 앨범들을 만들어냈다. “고정관념 없이 살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아요. 지금도 매일 애들이랑 같이 음악하면서 지내는데 그게 너무 즐거워요.”

이번에 발매된 3집 <러브 유>는 그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앨범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이번 앨범을 제작했다. “곡은 제가 썼지만 가사와 보컬은 제자들에게 다 맡겼어요. 70% 정도 만족하고 있어요. 지금 친구들이 음악적인 테크닉은 충분히 갖고 있는데 그걸 몸으로 체화시키는 게 부족한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는 잘 만들지만 감동이 없는 거죠. 그런 게 좀 아쉽긴 한데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베이스 연주자의 음반답게 리듬이 강조된 음악을 들려준다. 전체 음악들과 잘 융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베이스 연주가 곡을 이끌고 있다. 시골 마을에서 만난 팔순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만든 표제곡 ‘러브 유’를 비롯해 총 10곡의 노래들이 록, 펑크, 랩, 아르앤비 등 다양한 음악에 담겼다. 여기에 한국 정서가 더해졌다.

현재 그의 목표는 한국의 정서와 색깔이 묻어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러브 유’의 주인공인 할머니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 “가장 좋은 음악은 지역의 특색이 묻어나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소리를 만드는 기술은 이제 웬만큼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우리 언어를 그 소리에 어떻게 잘 융화시켜서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송 스튜디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