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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운명 앞 당당한 ‘미혼모 지젤’?

등록 2009-08-24 20:45

발레극 ‘쉬, 지젤’
발레극 ‘쉬, 지젤’
발레극 ‘쉬, 지젤’ 28일부터…새로운 해석 눈길
발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 1841년 초연 이래 170년 가까운 공연 역사를 자랑하는 <지젤>은 뛰어난 여성 발레리나에게도 까다로운 작품이다. 기량만 뛰어나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 지젤 역을 맡은 발레리나는 사랑에 빠진 순진한 시골 처녀부터, 연인의 정체를 알게 된 충격으로 자살에 이르는 광기 어린 여인, 그리고 혼이 되어서도 연인을 지켜주는 처녀 귀신 윌리까지, 세 가지 캐릭터 연기를 보여야 한다.

이 작품은 남성 발레리노에게도 악명 높다. 알브레히트 역을 맡은 발레리노는 쓰러질 때까지 반복되는 춤추기를 감당할 수 있는 강한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죽음까지 넘어서는 위대한 사랑의 이야기 <지젤>에 대해 서울발레시어터의 예술감독 제임스 전은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이복남매였다는 드라마틱한 설정을 통해,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근친상간을 더한 것. 덕분에 지젤의 운명은 더욱더 가혹해졌지만, 지젤은 더 이상 자살을 선택하는 연약한 여인이 아니다. 대신 그는 미혼모의 삶을 선택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몸을 파는 거리의 여인이 된다. 고상한 죽음 대신 처참한 삶을 선택했지만, 그럼으로써 지젤은 더욱 숭고해진다. 운명을 피하지 않고, 맞서서 정면승부를 펼치는 지젤이 제임스 전이 생각하는 현대판 지젤이다.

제임스 전의 재해석은 여기 그치지 않는다. 1995년 창작발레 <현존>으로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무용수들을 등장시키며 국내 무용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제임스 전은 이번 작품 <쉬(she), 지젤>에서도 발레리나들에게 클래식 튀튀와 토슈즈를 강요하지 않는다. 발레리나들은 평상복 같은 하얀 원피스에 맨발로 무대에 선다. 발레리노 또한 평상복 같은 차림을 통해 더 이상 발레가 범접할 수 없는 어려운 예술이 아닌,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서울발레시어터가 선보이는 창작발레 <쉬, 지젤>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02)3442-2637.

김일송 <씬플레이빌> 편집장 ilsong@sceneclub.com, 사진 서울발레시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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