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윌리엄스·오닐 걸작극 등
미 사실주의 연극 3편 공연
미 사실주의 연극 3편 공연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와 유진 오닐(1888~1953)은 현대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사실주의의 눈으로 집요하게 추적한 거장들이다. 산업화의 속도에 짓눌려 점점 왜곡되어 가는 인간의 가치관과 가족 관계, 현대인의 숨겨진 욕망과 고독, 소외감 등이 그들의 작품 속에서는 뚜렷하게 부각된다.
20세기 미국 현대 연극을 대표해온 두 거장의 걸작들이 최근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극단 성좌는 창단 40돌을 기념해 윌리엄스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사진 아래)를 지난 2일부터 서울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27일까지)하고 있다. 1947년 초연돼 윌리엄스에게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안긴 그의 최고 걸작. 국내에서도 지난해 타계한 극단 성좌의 권오일 연출로 여러 차례 공연됐다.
몰락한 미국 남부 귀족 가문의 여성 블랑시 두보아가 뉴올리언스 빈민가에 사는 여동생 스텔라를 찾아가 동생 남편인 스탠리와 함께 지내면서 파멸해가는 과정을 다뤘다. 고 권오일의 딸인 권은아 극단 성좌 대표가 연출을 맡고 김정균, 허윤정씨 등 인기 배우들과 지미리, 조주현씨 등 극단 성좌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070-8804-9929.
극단 원형무대도 윌리엄스의 초기 대표작 <유리동물원>을 지난 2일부터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중이다. 2007~2008년에 이어 극단의 세번째 레퍼토리 무대로 27일까지 올려진다. 1920년대 공황기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한 가정을 배경으로 좌절에 빠지는 가족 구성원들의 모습을 해설자 구실을 하는 아들 톰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지난해에 이어 아만다 역에는 이원희, 로라 역에 서경화, 짐 역에 유학승씨가 출연하고, 톰 역에는 극단 연우무대에서 활동해온 정인겸씨가 출연한다. (02)733-5004.
한편 명동예술극장은 유진 오닐의 대표작 <밤으로의 긴 여로>(사진 위)를 오는 18일부터 10월11일까지 올린다. 재개관을 기념하는 두 번째 무대다. 1962년 동랑 이해랑이 드라마센터에서 선보여 국내 관객들에게 사실주의 무대의 진수를 맛보인 작품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동랑의 20주기 추모 공연이기도 하다.
모르핀 중독자 어머니 메어리와 늙은 배우인 아버지 제임스, 자포자기 상태의 알코올 중독자 형 제이미, 그리고 병약한 시인 기질의 동생 에드먼드가 아침부터 자정까지 기나긴 하루를 보내면서 벌이는 사랑과 증오, 연민과 절망, 용서와 화해의 변주곡이다. 원로 연출가 임영웅씨를 비롯해 메어리 역 손숙, 제임스 역 김명수, 제이미 역 최광일, 에드워드 역 김석훈씨 등 스태프와 출연진이 화려하다. 1644-2003. 정상영 기자chung@hani.co.kr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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