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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뉴욕필 ‘40대 기수’ “한국팬 만남 흥분돼요”

등록 2009-09-14 17:57수정 2009-09-17 19:43

앨런 길버트(42)
앨런 길버트(42)
새 지휘자 앨런 길버트, 10월 한국서 첫 투어 연주회
미국 뉴욕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뉴욕 필하모닉이 올해 초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79)의 후임으로 40대 초반의 뉴요커 앨런 길버트(42·사진)를 선택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167년 전통의 교향악단이 ‘젊은 피’에게 변화의 바람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9월부터 뉴욕 필의 25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5년간 임기를 시작한 앨런 길버트가 10월12~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연주회를 연다. 아시아 5개국을 돌며 11차례 콘서트를 펼치는 ‘아시안 호라이즌 투어’의 일환이자 뉴욕 필의 10번째 한국 방문이다.

“음악인들이 화합하는 장이자 새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콘서트를 기다려왔다. 뉴욕 필이 여러 차례 환영을 받았던 서울에서 연주회를 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다.”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는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뉴욕 필 지휘자로서 첫 투어 연주회를 대단히 음악적인 나라인 한국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구스타프 말러, 레너드 번스타인 등 위대한 지휘자들이 거쳐간 뉴욕 필 역사상 첫 뉴요커 출신. 부모 모두 뉴욕 필의 바이올린 주자로 어린 시절부터 뉴욕 필을 제집 드나들 듯하며 ‘뉴욕 필 키즈’로 자랐다. 미국인 아버지 마이클 길버트는 30년간 뉴욕 필 바이올리니스트를 지냈고, 일본인 어머니 다케베 요코는 지금도 뉴욕필 제1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와 뉴욕 필은 내한 첫날인 12일 악단 상임 작곡가 망누스 린드베리가 작곡한 <엑스포>, 한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최혜은(21)씨와 협연으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13일에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치머만 협연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최씨는 주니어 차이코프스키 국제음악콩쿠르, 레오폴드 모차르트 콩쿠르,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등에서 최연소 2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입상 등으로 주목받는 신예. 치머만은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낯익은 연주자이다.

길버트는 “뉴욕 필은 최예은 같은 젊고 새로운 연주자와 즐겨 협연한다”며 “독일 베를린에서 오디션을 보았는데 멋진 음악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소개했다. 치머만에 대해서도 “나의 친구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굉장한 음악가 중 하나”라며 “엔에이치케이교향악단과 함께 그와 협연하며 알반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던 것이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한국 음식을 즐기며 한국 친구를 만나려고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지난해 2월 로린 마젤의 뉴욕 필 평양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는 “평양에서 연주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과, 뉴욕 필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관객들 앞에서 단원들이 마음을 활짝 열고 연주하는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앞으로도 뉴욕 필이 평양방문 같은 역사적인 공연계획을 가질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특수한 상황이나 장소에서 연주하는 기회를 기다리거나 찾지는 않는다”면서도 “뉴욕 필의 입지적인 특성상 자연스럽게 그러한 기회가 오고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에둘러 대답했다.

“뉴욕 필이 새로운 관객 앞에서 연주할 때, 우리의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이 일종의 친밀감이나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는 무관하게 아주 아름다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치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연주하지 않는다.”

뉴욕 출생인 앨런 길버트는 하버드 대학과 커티스 음악원,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1995~1997년)을 시작으로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2000년), 산타페 오페라 음악감독(2003년), 함부르크 북독일방송교향악단 수석 객원지휘자(2004년) 등을 거쳤다. (02)6303-77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 앨런 길버트 인터뷰 전문

-10월 8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아시안 호라이즌’ 투어는 당신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고 첫번째 국제 투어입니다. ‘아시안 호라이즌’ 투어와 서울 연주회를 앞둔 소감을 들려주십시오.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서울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가들과 교우하고 또한 새로운 관객들을 만나는 것을 매우 고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즘과 같은 경제난 속에서 크레디트 스위스가 저희 뉴욕 필의 글로벌 스폰서가 되어 서울과 같은 음악의 중심부에 방문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것에 저는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서울 연주회에서 협연할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씨와 프랑크 페터 치머만은 어떤 연주자라고 생각하는지? 또 이전에도 같이 작업한 적이 있는지요?

=프랑크 페터 치머만은 저의 친구이자 현재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저는 치머만, 그리고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함께 연주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치머만이 알반 베르그의 콘체르토를 훌륭히 연주해 내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뉴욕 필하모닉이 기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최예은과 같은 젊은 연주자와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최예은은 제가 이전에 한 번도 같이 연주한 적은 없지만 베를린에 있는 저에게 오디션을 보러 왔었고, 저는 그녀가 앞으로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한 서울에서 그녀와 함께 연주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서울 연주회의 레퍼토리는 현대와 고전을 적절하게 아울렀다고 생각합니다.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연주곡으로 선택한 음악을 신뢰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에게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해야만 하고 또 이 프로그램 내의 다른 음악들을 돋보이게 해야 합니다. 모든 프로그래밍은 그 안의 각기 다른 작품에 특징을 부여하는 작품을 포함해야만 하지요.

뉴욕 필하모닉과의 첫 투어에서 저는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고 제가 즐길 수 있으며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당신과 뉴욕 필의 서울 연주회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서의 공연을 저는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저는 한국에 방문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또 한국 친구들과 동료도 많습니다. 지휘자로서는 한국에 공연차 온 적이 사실은 한 번도 없긴 합니다만, 뉴욕 필하모닉과의 저의 첫 투어로서 이러한 훌륭한 음악의 도시에 연주하게 되어 무척 흥분됩니다.

-신임 음악감독으로서 앞으로 뉴욕 필에 어떤 색깔을 입힐 계획인지? 뉴욕 필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훌륭한 음악적 양식을 갖춘 이 오케스트라를 물려받았다는 것이 무척 기쁩니다. 뉴욕 필은 굉장한 음악가들의 집합체입니다. 뉴욕 필의 지휘자가 된 것은 굉장한 명예이고 동시에 도전이기도 하지요. 이는 제가 어느 곳에서나 가장 의미 있고, 진실한 경험을 가능케 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좀 더 의미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서 나와 뉴욕 필 간의 공감대가 지속적으로 넓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적인 방법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싶습니다.

-뉴욕 필이 연주활동 외에 일반시민들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젊은 관객들을 포함하여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것은 뉴욕 필하모닉이 가진 주요 미션(사명)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 오케스트라를 통틀어 최고의 교육 부서를 보유한 오케스트라로서, 뉴욕시에 사는 3살 어린 아이부터 중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전문적인 학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음악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공공사업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있어 우리는 종종 그들의 투어에 함께하여 외국 교육자들을 도와 그들의 학생들이 음악에 흥미를 가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투어를 간 각 나라에서 많은 교육 활동들을 발생시킨 ‘Philharmonic‘s Learning Overtures 프로그램’이 매우 성공적인 것임을 증명하게 되어 기쁩니다.

-뉴욕 필은 동시대 작곡가의 음악을 많이 연주하기로 유명합니다. 앞으로도 연주 레퍼토리에서 현대음악의 비중을 늘릴 계획인가요?

=과거의 유명한 명곡이든 세계초연 작품이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연주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관객들에게 기존에 있던 작품 또는 새로운 작품 모두를 포함하여 적절한 프로그래밍과 의무감이 아닌 진심을 다해 연주할 것이며, 이러한 기본적인 연주 신념은 모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위탁 연주일지라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작곡가는 음악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에 작곡가들이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음악이 계속해서 창작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희망과 의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케스트라인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제가 생각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뉴욕 필하모닉에는 현대 음악 연주에 헌신하고 있는 많은 연주자가 있으며 또한 현대 음악 분야에 많은 활동이 있습니다. 우리는 현대 음악을 연주하는 시리즈로 ‘CONTACT’를 만들었습니다. 현대음악에 대한 뉴욕 필하모닉 연주자들의 능력은 대단해서 CONTACT가 어느 곳에서건 최첨단의 현대 음악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해의 CONTACT 시리즈에는 유망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곡을 세계초연 합니다. 저는 그것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클래식 인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을 좀 더 클래식 연주회에 끌어들이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우리는 광대한 범위의 음악을 연주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몇몇 콘서트는 공연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그 즉시 영향을 주었겠지만, 제가 변화시키고 싶은 한가지 인식은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무언가를 알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많은 음악이 있는데 말이죠.

많은 실제적인 접근법들이 있고 우리 교육 부서의 본부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돈 12달러에 스튜던트 러쉬 티켓(Student Rush ticket)을 10대의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와 우리의 다른 활동 영역들에 대해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인 페이스 북(Face Book)과 트위터(Twitter)를 통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지요. 또한 35살 이하의 관객을 대상으로 특별 가입을 진행하여 각 시즌별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콘서트를 선택하여 29달러에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전업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가 있었나요? 지휘자와 병행해서 바이올리니스트로도 활동할 계획은 있습니까?

=저는 단 한번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것이냐 혹은 지휘자가 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해야 했던 적은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바이올린을 연주하니까요. 분명 지휘자로서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바이올리니스트로서도 계속 연주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어쨌건 제 스스로 바이올리니스트라고도 늘 생각할 겁니다.

저는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자들과 실내악 연주도 할 생각입니다. 저는 제가 객원 지휘자일 때 정기적으로 실내악 연주를 합니다. 다음 봄에 뉴욕 필의 연주자들과 함께 브람스 6중주를 연주할 계획인데,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참여하게 될 겁니다. 무척 기대되는 일이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곡가는 누구입니까?

=선택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만약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면, 하이든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연주자로서 감행해야 할 도전이 명확히 보여지지 않습니다. 악보에서 보여지는 외향적인 단순함이 있는 동시에, 생동감 있는 연주를 위해 깊숙하게 파고들어야만 알 수 있는 깊이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현대음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는 상당한 수의 현대작품들을 연주해왔습니다. 저는 이번 투어에서 뉴욕 필의 상임작곡가 망누스 린드베리의 엑스포(EXPO) -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위촉작- 를 연주하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린드베리의 넓은 음색과 오케스트레이션은 정말 매력적이며, 저는 이 지적인 스코어를 보면서 마치 어려운 수학문제를 다 푼 다음 느끼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더욱 훌륭한 것은 음악 자체는 그다지 수학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의 뉴 뮤직 시리즈인 ‘CONTACT’의 주요 자문으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한국인 음악가 친구들이 많다고 하는데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그리고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한국인 친구와 동료를 많이 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계 각국에서 연주하고 있고, 제가 함께 연주하는 다양한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아주 멋진 친구들입니다. 저는 한국사람들이 지닌, 클래식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음악에의 관심과 애정에 감탄해 왔습니다. 이러한 음악을 사랑하는 정신은 한국문화의 가장 근간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한국인 친구들을 특별한 이유는 그들이 한국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특별한 사람, 특별한 음악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한 가지만 꼽을 수가 없을 정도이죠. 김치, 불고기, 갈비, 파전, 비빔밥 등등. 저는 한국 음식의 광팬입니다.

-지난해 2월 지휘자 로린 마젤과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을 보고 눈물 흘렸다고 하는데 왜 그러했나요?

=사실 나 자신도 나의 반응에 대해 의외였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내가 감동을 받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지만, 어쩌면 평양에 가서 연주하기까지 오케스트라를 포함한 모두가 겪었던 어려움과 그곳에서, 내가 아는 한, 뉴욕 필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단원들이 그들의 마음을 쏟아 연주한 것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정말 단순히 그러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 당시 오케스트라 단원들로부터 느껴진 긴장감과 관대함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뉴욕 필의 지난해 평양 방문과 같은 역사적인 공연을 할 계획이 있는지?

=우리는 특수한 상황이나 장소에서 연주하는 기회를 기다리거나 찾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뉴욕 필의 입지적인 특성상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러한 기회를 잡게 되고 그러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저는 음악이 사람들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유대 관계에 놓여있음을 일깨워주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뉴욕 필이 새로운 관객 앞에서 연주할 때, 우리의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이 일종의 친밀감이나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는 무관하게 아주 아름다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치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연주하지 않습니다.

-뉴욕 필에는 당신의 어머니 요코 다케베 여사도 단원으로 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연주활동을 하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은가요?

=처음 뉴욕 필과 연주를 하게 되었을 때, 어머니가 내 왼쪽에 앉아있다는 사실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몇 분이 지난 후에 저는 그 생각을 접어버리고 리허설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을 고려해봤을 때, 음악이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허설이나 공연이 끝난 후 때때로 조언을 얻곤 합니다.

-젊은 음악도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고나 조언이 있다면?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주입니다. 지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주자로서 풍부하고 넓은 안목과 배경을 갖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악기를 잘 연주하는 능력은, 불필요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음악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떠한 시점이 되면 실제 지휘 경험이 필요한 때가 옵니다. 그러다 보면 진퇴양난의 경우가 생기는데- 대부분의 오케스트라는 자신들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 많은 지휘자를 원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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