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밴드 ‘산울림’과는 또 다른 ‘울림’
1집 앨범 ‘버스’ 날개 단 연주
몽환적 분위기 ‘질감’ 달라져
제맛 살리려면 “볼륨 높여요”
몽환적 분위기 ‘질감’ 달라져
제맛 살리려면 “볼륨 높여요”
지난해 대중음악계는 산울림이란 큰 별을 잃었다. 산울림의 막내이자 드럼 연주자였던 김창익씨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산울림은 해체를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담은 박스 세트를 발매하고 30년간의 음악 활동을 정리한 것이다.
산울림 해체와 함께 김창완 밴드라는 신인 밴드(?)가 탄생했다. 산울림의 맏이였던 김창완은 밴드라는 틀을 놓지 않고 자신의 후배들과 새로운 밴드를 결성했다. 이름 때문에 김창완의 백 밴드 정도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멤버들의 면면은 ‘김창완’보다는 ‘밴드’에 더 방점을 두게 한다.
산울림 시절부터 세션을 해주면서 함께한 이상훈(키보드)과 최원식(베이스)을 비롯해서 ‘로다운 30’이라는 블루스 록 밴드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이민우(드럼), 여기에 신중현과 산울림의 음악에 반해 한국까지 오게 된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한국 이름 김양평)가 그 구성원이다.
“산울림 시절에는 어떻게 노래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노래하느냐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연주라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연주 자체에서 오는 감동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까지 산울림 음악은 다분히 문학적이라고 얘기를 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산울림 음악의 문학성에다 연주라는 날개를 달게 된 거죠. 김창완 밴드를 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기쁨이에요.”
얼마 전 발표한 김창완 밴드의 1집 앨범 제목은 <버스>다.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동생의 사망 이후 가졌던 슬픔이나 분노는 다 위로받았고, 이제는 우리가 느끼는 행복을 나눠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버스를 택하게 된 거죠.”
<버스>에는 실제 신곡이라고 할 만한 노래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기존에 발표됐던 노래들도 신곡처럼 새롭게 탈바꿈했다. 꾸러기 1집과 <도시락 특공대> 앨범에 수록됐던 ‘길’이나 ‘그땐 좋았지’ 같은 곡들은 통기타 반주로만 알려졌던 노래들이다. 하지만 김창완 밴드의 연주를 만나면서 몽환적이고 예스런 질감의 노래들이 되었다. 앨범 표제곡인 ‘굿모닝’이나 김창완 특유의 관조적인 시선이 빛을 발하는 ‘너를 업은 기억’, 그리고 산울림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29-1’까지 김창완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소박한 정서가 좋은 연주를 만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앨범은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데는 연주뿐 아니라 사운드 디렉터를 맡은 일본인 엔지니어 나카무라 소이치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은다. 김창완은 “밴드 제6의 멤버”라고 표현했다. 나카무라는 자신의 방식대로 스튜디오를 꾸미고, 모든 연주를 한 번에 녹음하는 원테이크 방식을 택했다. 원하는 소리를 얻기 위해서 녹이 잔뜩 슨 드럼으로 녹음을 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큰 소리로 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김창완 밴드의 음악을 들어줬으면 하는 특별한 대상이 있는지를 물었다. 기다렸다는 듯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답한다. “십대 때 듣는 음악이 평생의 음악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록의 입문서로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밴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하세가와가 “이대로 계속 가는 것”이라고 하자 김창완이 덧붙인다. “멤버들 모두 건강하게 이대로 가는 것. 최근에 기쁜 소식 가운데 하나는 양평이가 자전거 생활을 시작했다는 거예요. 멤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어요.” 김창완 밴드는 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1집 발매 기념 공연을 펼친다. (02)2230-6601.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이파리 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하세가와가 “이대로 계속 가는 것”이라고 하자 김창완이 덧붙인다. “멤버들 모두 건강하게 이대로 가는 것. 최근에 기쁜 소식 가운데 하나는 양평이가 자전거 생활을 시작했다는 거예요. 멤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어요.” 김창완 밴드는 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1집 발매 기념 공연을 펼친다. (02)2230-6601.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이파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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