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문 사진전을 관람하는 관객
봉문 스님 “사라 문 사진,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아마도 작가는 모든 것을 이미 내려 놓은 것 같아요. 사진을 보면 볼수록 마음이 편해 지네요”
`패션사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사라 문의 한국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브이갤러리에서 지난 25일 한 스님이 뚫어져라 사라 문의 전시된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 주는 감동 때문인지 스님은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이미 개인사진전을 여러차례 열어 사진작가로도 유명한 봉문스님(‘내 마음의 절’ 주지)은 출가하기전인 대학시절 광고사진을 전공했다. 그래서 사라문 사진전이 열린다는 소식이 반갑기만 했다.
“사라 문 사진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하니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아니 편해지다 못해 고요해집니다. 멋을 내기 위해 덧칠을 하거나 의식적으로 모양을 내지 않아 그런 걸까요?”
스님은 스스로 반문해 본다.
“모델 출신인 사라 문은 패션 모델들을 옆에서 보고 느낀 것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 같아요. 작가 내면의 것으로 만들었기에 편한 사진을 만 들수 있었을 겁니다.”
봉문 스님은 사라 문의 사진이 곧 선(禪)사진 이라고도 표현한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가라앉고 자신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사진, 그것이 바로 영혼이 있고, 깊이가 있는 사진입니다.”
사라 문은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우연’히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했으나, 봉문 스님은 달리 해석한다.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 순간은 우연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피사체가 나의 마음과 합일되는 바로 그 순간을 내가 선택하고 사진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라 문의 흑백사진에서 박수근 화백 그림의 친근함을 느꼈다는 봉문 스님은 “피사체의 화려함을 한 개 한 개 생략하다보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이 나온다”고 말한다.
“사라 문의 몽환적 분위기에 흠뻑 빠졌었다”는 봉문 스님은 중광스님이 입적하시기 직전까지 시봉을 했고 외부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백담사 `무금선원'과 전국의 구산선문에서 스님들이 용맹정진 수행하는 모습과 절의 실내를 찍은 사진들을 모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글·사진 이길우 사업국장 nihao@hani.co.kr
봉문 스님이 사라 문 사진전에서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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