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자바오-김승곤 교수 ‘사라 문을 말한다’
우자바오-김승곤 교수 ‘사라 문을 말한다’
한겨레신문사가 마련한 ‘패션사진의 살아있는 신화-사라 문 한국특별전’(서울 예술의전당 브이갤러리)에 즈음해, 이 거장에 정통한 우자바오 타이완 문화대학 교수(사진학, 사진평론)가 한국을 찾았다. 국제 사진전 기획자이기도 한 그는 사라 문과 오랜 친분을 나눠왔고, 그의 사진 세계에 대한 이해도 깊다. 사진평론가인 김승곤 순천대 석좌교수가 최근 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 우자바오와 만났다. 김승곤 “동화적 판타지가 상상력 자극…대화해보세요”
우자바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관람이 곧 연출” 우자바오 1970년대 일본 유학 시절, 한 잡지에서 처음 본 사라 문의 작품은 충격이었다. 특히 ‘한 여자가 엄청나게 큰 재봉틀 클러치 속에서 발을 차고 있는 사진’(카샤렐 브랜드, 1982)을 기억한다. 70년대 다큐멘터리·저널리즘 사진 일색이던 일본 사진계에서,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사진들만 보다가 사라의 사진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류의 사진들을 ‘심상(心象)사진’이라 했다. 김승곤 사라의 모델 활동 당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눈이 아주 맑은, 매혹적인 여성이었다. 드디어 한국에서 이 매력적인 사진가의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우 70~80년대 패션사진은 리처드 애버던, 헬무트 뉴턴 등 남성 작가들이 선도해갔다. 남성 시각에서 본 패션사진 경향은 대부분 선정적이고 쇼킹하다. 그에 비해 사라의 사진은 여성 작가의 섬세한 시각들이 돋보인다. 김 사라의 사진에서 흐린 노스탤지어와 멜랑콜리한 색감은 동화적 세계를 연출한다. 나는 패션사진을 ‘배니티 페어’(미국의 유명한 패션·연예정보지 이름으로 ‘허영의 시장’이라는 뜻)라고 규정한다. 그것은 가공의 세계이고, 옷 입을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것이며 그 자체가 ‘허황된 시장’이다. 사라의 패션사진은 상품은 보이지 않고 상징들만 보인다. 그의 작품은 초기부터 현재까지 ‘왜 모델은 항상 아름다워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서 모델을 쓰는가?’란 질문이 화두였고 그에 대한 답으로 차별된 작품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김승곤 교수, 우자바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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