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휘자 헬무트 릴링(76)
한국 오는 ‘바흐 대사’ 헬무트 릴링
서울 국제바흐페스티벌 초청
‘게힝어…’ 합창단 성악곡 연주
서울 국제바흐페스티벌 초청
‘게힝어…’ 합창단 성악곡 연주
“나는 바흐는 단순히 종교적인 음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바흐는 좋은 수준의 음악이며, 빼어난 수준의 예술이다. 이러한 빼어난 수준의 예술은 유럽의 교회에 다니는 사람만이 아니라, 당연히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좋은 음악일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저너머에서 국제전화선을 타고 노 음악가의 목소리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처럼 묵직하게 흘러나왔다. 우리 나이로 희수(77살)을 넘긴 고령에도 목소리는 힘있는 저음이었고 간결했다. “바흐의 음악은 바흐 이전의 모든 세기의 음악을 하나로 모은다. 그래서 음악사에 있어 바흐는 이정표와 같은 존재다.” ‘바흐의 대사’로 불리며 20세기 중반 이후 칼 리히터(1926~1981)와 더불어 바흐 해석의 양대 산맥으로 추앙받는 독일 지휘자 헬무트 릴링(76)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 자신이 바로크 음악에 정통한 연주자들을 모아 만든 합창단 ‘게힝어 칸토라이 슈투트가르트’(54년 창단)와 관현악단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65년 창단)를 이끌고 세 차례 정통 바흐 성악곡 연주를 선보인다. 2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을 시작으로 30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이어지는 숨가쁜 연주일정. 제3회 서울 국제바흐페스티벌(16~31)이 오랜 공을 들여 초청한 이 거장이 들려줄 연주곡은 바흐의 <칸타타 BWV(바흐 작품번호)12 ‘울며, 탄식하고, 걱정하며 두려워하도다’>와 <모테트 BWV227 ‘예수는 나의 기쁨’>, <마니피카트 BWV243>. 특히 바흐의 유명한 성악곡 모둠에 영화 <파리넬리>에도 소개되었던 헨델의 초기걸작인
그에게 연주단의 자격조건을 묻자 “좋은 음성과 연주실력, 테크닉을 겸비해야 할 뿐 아니라 단원들과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대화가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게힝어 칸토라이 슈투트가르트에 베이스 파트를 맡고 있는 한국인 단원 데이비드 김이 있다”고 귀띔했다. 헴무트 릴링과 그의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는 내한 공연이 끝나면 독일에서 여덟 차례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연주회와 미국 뉴욕에서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다섯 차례 헨델의 <메시아>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한편 한양대 음악연구소(소장 권송택)가 2005년부터 격년제로 열고 있는 제3회 서울국제바흐 페스티벌은 바로크 음악의 향연이다. 특히 올해는 ‘바흐와 헨델’을 주제로 헬무트 릴링 내한공연을 비롯해 쳄발로 거장 봅 판 아스페렌의 독주회(25일), 영국의 젊은 스타 고음악 앙상블 ‘레트로스펙트’와 유럽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33)의 협연(16~17일), 탁월한 류트 연주자 홉킨슨 스미스의 내한연주(28일) 등 고음악 스타들의 무대로 꾸민다. 또 크리스토프 볼프(하버드대 석좌교수), 피터 볼니(라이프치히 바흐 아카이브 선임연구원) 등 세계적인 바흐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제3회 바흐 국제학술 심포지엄(24일)도 바흐 연구자에게는 귀중한 기회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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