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집 앨범 ‘저녁강’ 발표한 김두수
6집 앨범 ‘저녁강’ 발표한 김두수
외국 순회 앞두고 그동안 만든 곡 재해석
“음악 자체가 언어…외국청중 집중 더 잘해”
외국 순회 앞두고 그동안 만든 곡 재해석
“음악 자체가 언어…외국청중 집중 더 잘해”
그는 울산에 머물고 있었다.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계획했던 인터뷰는 전화로, 다시 이메일로 변경되었다. 인터뷰 질문을 작성하면서 듣는 그의 새 앨범 <저녁강>은 여전히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이승과 저승 사이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오던 앨범 속의 귀기 어린 목소리는 그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면서 묘한 기분을 갖게 했다. 김두수(50). 사람들은 그를 ‘은둔자’라 부른다. 1986년 첫 앨범 <시오리길>을 시작으로 1991년까지 앨범 3장을 발표했지만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던 그 역시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지 않았다. 한 팬이 세 번째 앨범의 수록곡 ‘보헤미안’을 듣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은 결정적이었다. 그는 작업하던 노트를 모두 불태우고 강원도 대관령으로 들어가 은둔하는 삶을 택했다. 그로부터 11년 만에 발표한 4집 <자유혼>(2002)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었고, 쉬이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그의 음악을 가리켜 사람들은 ‘아트 포크’, ‘프로그레시브 포크’라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5집 <열흘나비>(2007)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할 수 없이 탐미적이고 신비로운 김두수의 음악은 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열흘나비>의 제작은 아예 일본의 음반사가 맡기도 했다. 23일 발매를 앞둔 6집 <저녁강>은 그런 반응들이 모여 만들어낸 특별한 앨범이다. 지금까지 발표했던 노래들을 추려 새로운 해석을 담아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일본과 유럽 투어를 앞둔 정리의 의미다. 선곡은 “근작들을 중심으로 했고 비슷한 스타일이거나 테마가 중복되는” 노래들은 될수록 피했다. “신곡을 소개하는 정규 앨범이라기보다는 해외 투어를 위한 목적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올해 말 시작되는 1년간의 일본 투어를 앞두고 해외에 저를 축약해서 소개하는 앨범에 대한 요구가 있어서 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과거 녹음을 답습하지는 않았고, 편곡이 아주 정해져 버리지 않은 노래들은 다르게 해석해봤습니다.” “선후배 연주인들과 지인들의 성원과 희생이 있었다”는 그의 말처럼 앨범에는 김광석(기타), 김효국(키보드), 신지아(아코디언) 등의 동료들이 연주를 도왔다. 타악기 카혼을 연주한 ‘논객’ 김규항씨의 참여도 이채롭다. ‘보헤미안’, ‘바람소리’, ‘저녁강’ 등 대표곡들이 이들의 연주와 함께 더욱 아름답고 몽환적으로 바뀌었다. 노래에 정말 ‘영혼’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김두수의 음악은 그 맨 앞자락에 놓일 것이다. 그의 음악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가사는 신비로운 음악과 완전한 짝을 이룬다. 국외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그에게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음악이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음악에는 인종과 국가가 없어요. 음악 자체로 이미 하나의 언어가 완성되어 있습니다. 작년 네덜란드와 벨기에 공연 때도 느꼈습니다만, 음악적으로 교감이 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낯선 언어라는 것이 오히려 청중의 집중도를 더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말로 규정하기 어려운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마음과 영혼의 평화를 노래하고자 해요. 그러나 제 음악 스타일이 느리고 밝지 않아 다소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고단한 삶에 조금의 위로라도 되고 싶다는 것은 모든 음악인들의 소망이겠지요.” 김두수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또 국외 투어를 떠나기 전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22일 서울 서초구 디에스(DS)홀에서 공연한다. 당분간 한국에서 볼 수 없게 될 그를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다. (02)578-0770 김학선 객원기자, 사진 폴리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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