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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명창들 호방한 소리에 가을절경은 덤이죠”

등록 2009-10-22 21:19

유영대 구례동편소리축제 추진위원장
유영대 구례동편소리축제 추진위원장
유영대 구례동편소리축제 추진위원장




지리산·섬진강 너른 품 배경삼아
동편제 본향서 사흘간 ‘소리향연’

지리산의 아늑하고 섬진강의 넉넉한 품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전남 구례군에서 판소리축제 한마당이 열린다. 오는 23~25일 구례군 서시천변 일대에서 펼쳐지는 ‘구례동편소리축제 2009’(www.guryesori.com)는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에서 울려퍼지는 ‘지리산의 소리이자 섬진강의 소리’이다.

“구례에는 지리산이라는 대산이 있고 넉넉한 섬진강이 흘러가고 있어 산고수려한 자연이 동편제 소리를 피어나게 한 토양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정통 동편제 판소리가 태어난 고향에서 진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할 수 있어요.”

유영대(53) 구례동편소리축제 추진위원회장(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기존의 소리축제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대체로 경연대회를 겸하고 있어 소리 자체를 즐기는 것이 부수적인 것이 되어버렸다”면서 “구례동편소리축제는 소리를 순수하게 내세운 순수한 소리의 향연”라고 강조했다.

동편제는 지리산과 섬진강의 동쪽을 낀 구례, 남원 등지를 기반으로 한 판소리의 한 갈래로 가왕 송흥록(1801~1863)이 발전시켜 국창 송만갑(1865~1939)이 완성했다. 따라서 송만갑, 박봉술을 배출한 구례는 동편제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다. 활달하고 호방한 남성적 소리가 특징으로, 섬진강 서쪽의 광주, 나주, 보성, 강진 등을 중심으로 부드럽고 애절해 여성적인 특성이 있는 서편제와 뚜렷이 구별된다.

축제는 이 시대 최고의 남녀 소리꾼들인 조상현(70), 송순섭(73), 안숙선(60) 명창의 소리를 만나는 공연마당, 구례의 전통과 민속을 접하는 체험마당, 동편제 판소리의 역사와 지리산의 풍경을 감상하는 전시마당, 남도의 푸짐한 먹거리를 맛보는 장터 마당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조상현·송순섭·안숙선 등 공연
전시·백일장 등 딸림 행사 ‘다채’

유 추진위원장은 “때마침 지리산의 붉은 단풍과 더욱 짙어가는 섬진강의 푸른 물줄기의 멋들어진 경관을 원경으로 삼아서 우리 판소리를 진지하게 감상해볼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찰 화엄사에서도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마련함으로써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자연과 소리가 하나가 되는 구례의 시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날 23일에는 송만갑, 박봉술 등 국창의 모습을 재현한 높이 3m에 이르는 대형 인형을 앞세워 전통풍물패와 함께 펼치는 길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유순자의 ‘부포놀이’, 이철호의 ‘구례향제 줄풍류’ 등 구례 출신의 명인들이 만드는 무대도 마련된다. 안숙선 명창이 <춘향전>으로 개막 본 공연을 꾸미고, 최종실의 소고춤, 광주시립국극단의 부채춤, 남도 민요, 판굿, 소고무 등이 가세해 흥을 더한다.

24일에는 송만갑, 박봉술을 계승한 송순섭 명창(광주시립국극단장)이 정경화, 이소연, 남해웅과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3시간 동안 박봉술제 <흥보가>를 완창한다. 또 국립창극단이 지리산과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여인들의 사랑과 욕망을 사실적으로 그린 고 차범석의 희곡을 창극으로 옮긴 <산불>을 공연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염경애, 윤진철, 이난초, 장문희, 정회석, 김순자 등 중견 명창들이 다양한 판소리를 들려주는 ‘중견 명창전’, 김일구, 김영자 명창의 <뺑파전>에 이어 조상현 명창이 <심청가> 완창으로 막을 내린다.

유 추진위원장은 “구례라는 작은 군 단위의 축제를 작게는 전라남도, 크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공연 외에 동편제 명창 추모제(23일), 동편제 학술세미나(23일),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함께하는 판소리 이야기(24일), 단가 백일장, 송만갑 소리 고수 대회(24~25일), 동편제 소리 기행(24~25일), 판소리의 한 대목을 배우는 ‘배워봅시다’(23~25일),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소리잔치(25일) 등 동편제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때마침 지리산 화엄사에서도 24일 불교의 우아하고 숭고한 경지를 경험하는 ‘영성음악제’를 연다. (061)780-2732~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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