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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영원한 앨런’ 에쿠우스 복귀

등록 2009-10-28 20:42수정 2009-10-29 21:40

‘연극열전 3’의 개막작 <에쿠우스>의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조재현, 류덕환, 정태우, 송승환씨.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aitor@hani.co.kr">vaitor@hani.co.kr</A>
‘연극열전 3’의 개막작 <에쿠우스>의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조재현, 류덕환, 정태우, 송승환씨. 신소영 기자 vaitor@hani.co.kr
송승환·조재현 조연·연출로
“노출수위? 할거면 제대로…”
“28년 만에 <에쿠우스>에 출연하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주인공 앨런이지만 다이사트도 앨런 못지않게 공감이 가네요.”(송승환)

“1989년도에도 했고 2004년 ‘연극열전1’에서도 했는데 머릿속, 가슴속에 항상 이 작품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이 작품을 연출하게끔 만들었습니다.”(조재현)

화제의 연극 <에쿠우스>의 ‘영원한 앨런’ 송승환(53)씨와 조재현(44)씨가 ‘다이사트’로 변신해 올 12월 대학로 연극무대에 오른다. 라틴어로 말을 뜻하는 <에쿠우스>는 일일곱살 소년 앨런이 말 여섯 마리의 두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충격적인 범죄 실화를 영국의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셰퍼(83)가 연극언어로 옮긴 작품이다. 1973년 영국의 올드빅극장 무대에서 초연된 뒤로 괴기적인 내용과 살인, 섹스, 배우들의 전라 연기로 전 세계적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국내에서도 1975년 서울 운니동 실험극장에서 첫선을 보여 큰 충격과 파문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앨런 스트랑의 행위를 시골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트가 추적하는 심리전이 주된 얼개다. 따라서 공연 때마다 누가 앨런과 다이사트를 연기하느냐가 관심사였다. 특히 광기 어린 소년 앨런 역은 초대 강태기씨를 비롯해 송승환, 최민식, 최재성, 조재현씨 등으로 계보를 이어가며 스타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이번 무대는 1981년 공연에서 앨런을 연기했던 송승환씨와 1991년과 2004년 앨런 역을 맡은 조재현씨가 마틴 다이사트 역을 도전한다. 특히 조재현씨에게는 연출 데뷔무대이기도 하다.

최근 배우보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와 뮤지컬 <대장금> 등의 제작자로 바쁜 송승환씨는 “재수 시절인 1976년 평생 배우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 <에쿠우스>를 보고 연기자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며 뜻깊은 인연을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연습 첫날 대본을 읽으면서 자꾸 앨런의 대사가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고 털어놓았다.

그가 느끼는 다이사트는 어떤 인물일까?

그는 “나이가 들어 대본을 보니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게 많이 보이고 다이사트의 매력이 많이 느껴지더라”고 귀띔했다.

“불행한 사람입니다. 자기에게 없는 열정을 가진 앨런을 부러워도 하고, 40~50대가 갖고 있는 부부관계의 문제점, 인생에 대한 많은 회의를 갖고 있는 인물이죠.” 그는 “다이사트를 통해 현대를 사는 40~50대 남자들의 일상적인 고민 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기와 함께 연출도 맡은 조재현씨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오랜 시간 <에쿠우스>에 출연하는 동안 어느 순간에 관객의 입장에서 연극을 지켜보면서 ‘꼭 그렇게 어렵게 전달해야만 하는지’의아심이 들었다”며 “그 고민을 풀어보고 싶었다”고 연출 동기를 털어놓았다.

“그동안 공연한 <에쿠우스> 중에서 관객이 가장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대본을 새롭게 번역했습니다. 또 무대도 단순화해 에쿠우스를 상징하는 말머리를 무대에 될 수 있으면 등장시키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는 “그렇다고 작품을 가볍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에쿠우스>는 국내 초연 때부터 노출 장면 때문에 공연을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도 영화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얼 래드클리프(20)가 앨런 역을 맡아 알몸 출연해 화제가 되었다. 조재현씨는 최근 브로드웨이에 가서 직접 <에쿠우스>를 보고왔다는 조재현씨는 “무대에서 여자의 벗은 모습은 예쁘지만 남자의 모습은 별로였다”면서도 “공연 전까지 고민하겠지만 할 거면 ‘제대로’ 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앨런 역에는 드라마 <여인천하> <무인시대> <대조영> <왕과 나>등 사극에서 ‘왕’ 역을 도맡아왔던 배우 정태우(27)씨가 연극무대에 데뷔한다. 또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그림자 살인> 등으로 얼굴을 알려온 류덕환(22)씨도 함께 캐스팅되었다. 정태우씨는 “태어난 지 28년 만에 <에쿠우스>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연기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모두 쏟아부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덕환씨도 “앨런이 난폭한 모습도 있지만 관객들이 돌아가실 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연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최근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에서 연극 <맥베드>로 대상을 받은 연출자 김낙형씨가 협력연출을 맡았다. 또한 앨런 역의 언더스터디(예비 배역) 이정현씨와 여주인공 질 메이슨 역을 맡은 김보정, 박서연씨, 에쿠우스(말) 역에 9명의 남자배우 등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배우 12명들도 함께한다. 극단 실험극장의 창단 50주년 기념공연을 겸한 <에쿠우스>는 12월1일~내년 1월31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내년 2월4일~3월1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무대에 오른다. (02)766-600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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