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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중국 근대화단 ‘뚝심’을 되새기다

등록 2009-11-17 18:47

이가염 <공원의 휴식>
이가염 <공원의 휴식>
서울대박물관 ‘중국 근현대 수묵화의 법고창신’전
19세기 말~20세기 초, 서세동점의 시대에 한·중·일 삼국의 화단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그 가운데 중국 화단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1월9일까지 열리는 ‘중국 근현대 수묵화의 법고창신’ 전이 그것. 청나라 말기 중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11명의 작품 80여점이 선보인다.

중국 회화에서 근대는 상하이 화단을 중심으로 논의된다. 중심 인물은 임백년(1839~1895), 오창석(1844-1927), 제백석(1864~1957). 이 가운데 임백년은 검은 외곽선과 선명한 색채를 잘 이용했으며 농담과 세필로써 입체감을 부분적으로 표현했다. 오창석과 제백석의 작품에서는 서양을 의식했는지 알 수 없다. 화훼, 초충, 어하 등을 소재로 대담한 구도와 색감, 화법을 구사한 것으로 보아 문인화적 전통에 도시민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 제백석의 산수화에는 관료사회에 대한 비판도 종종 등장한다.

서양미술 도입의 또다른 통로는 국외 유학. 서비홍(1895~1953)과 임풍면(1900~1991)은 1919년 함께 유럽에서 유학했는데, 7~8년 동안 그곳에 머물며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을 수용했다. 이들은 귀국 후 중국화로 전향했다. 서양화적 데생 기법을 빌려와 검은색 윤곽선을 특장으로 삼은 서비홍의 수묵화에서는 면이 중시되며 빛의 효과가 두드러진다. 임풍면은 전통 채색안료와 붓을 사용했지만 정물, 누드 등 서양화의 소재를 자유자재로 표현했다. 이들은 중앙미술대학과 국립항주예전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중국 회화의 기반을 다졌다.

전통에 대한 첨예한 의식을 가진 이는 황빈홍, 부심여, 장대천, 황군벽, 부포석, 이가염처럼 중화민국 설립 이후 활동한 작가들. 이들은 도시로 변모한 근대 상해의 풍경보다는 깊은 산수계곡이나 목가적 풍경, 혹은 고사 인물을 소재로 삼았다. 정형민 서울대 미대 교수는 이를 “의도된 민족주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이들의 전통회화에 대한 집착은 문화혁명 기간에도 지속되었고, 그 뒤에 벌어진 서양회화의 과감한 실험 과정에서도 중국 화가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02)880-8094, 8092.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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