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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울증 잡는 음악, 행복을 파는 밴드

등록 2009-12-29 19:00

‘우울증을 위한 뉴 테라피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두 멤버 이장원(왼쪽)과 신재평.
‘우울증을 위한 뉴 테라피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두 멤버 이장원(왼쪽)과 신재평.
3집 앨범 선보인 페퍼톤스
“사람들에 힘 주는 응원가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




얼마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인가! 그날만이 아니었다. 페퍼톤스가 3집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하던 지난 27일에도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렸다.

“무표정한 이 도시에 축복 같은 하얀 눈이 내려/ 쌓여가는 저 눈만큼 우리의 부와 명성도 쌓여갈 거야/ 큰 소리로 웃으며 하얀 거리를 달렸지/ 찬바람을 가르며 같은 노래를 불렀어/ 짧았던 날들 남김없이/ 겨울의 사업가~”

페퍼톤스의 두 멤버 신재평(기타·보컬)과 이장원(베이스·보컬)은 3집 앨범 <사운즈 굿!>의 타이틀곡 ‘겨울의 사업가’를 불렀다. 연말 단독공연은 처음. 게다가 지금껏 서 본 단독무대 중 가장 큰 900석 규모 공연장이다. 6년 전 밴드를 결성할 때가 떠올랐다.

“우리, 하얀 눈에 담긴 행복을 파는 ‘봉이 김선달’이 돼 보자. 신나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파는 거야.”

카이스트 전산학과 99학번 동기 둘이 스스로 ‘우울증을 위한 뉴 테라피 2인조 밴드’라는 수식어를 붙인 페퍼톤스는 그렇게 출발했다. ‘겨울의 사업가’는 당시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사실 이들이 정말로 돈을 벌려는 마음에서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다. 그저 남들을 즐겁게 만드는 게 좋았을 뿐이다. 페퍼톤스 음악에 일관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딱 하나다. 스스로 말하듯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가”다. 청량한 기타, 현란한 베이스, 촘촘한 편곡이 만들어내는 빠르고 밝은 사운드는 트레이드마크처럼 돼버렸다. 이번 앨범에서도 ‘펩톤(팬들이 부르는 애칭)표’ 사운드는 여전하다.


페퍼톤스 3집 앨범 <사운즈 굿!>
페퍼톤스 3집 앨범 <사운즈 굿!>
“우리라고 힘들고 고민할 때가 없겠어요? 하지만 노래하고 싶은 순간들은 따로 있어요. 희망과 의욕이 솟는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내고 이런 얘기만 하는 음악도 분명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죠.”

대다수 곡에서 여성 객원보컬을 내세운 것도 듣는 이에게 경쾌한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이번 앨범에는 뎁, 연희, 연진, 현민, 이선의 통통 튀는 목소리가 실렸다.

물론 페퍼톤스 두 멤버가 직접 부른 곡도 있다. 자신들의 얘기를 직접 노래에 담은 경우다. 타이틀곡 ‘겨울의 사업가’는 둘이 함께 불렀고, ‘노크’는 이장원이 개인적인 추억을 담아 노래한 곡이다.

신재평이 부른 ‘작별을 고하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 2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서울 홍대 앞 인디신을 떠나는 심경을 담은 노래다. 페퍼톤스는 올 초 인디 레이블 캬바레사운드에서 유희열, 정재형, 루시드 폴 등이 소속된 안테나뮤직으로 소속사를 옮겼다. 학교를 졸업한 뒤 음악인 전업을 선언한 신재평이 “음악을 더 오래 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대학원까지 마친 이장원은 최근 증권회사에 취직했다. 새해부터 출근한다. 일과 음악을 병행한다는 각오다. “제가 좀 욕심쟁이거든요.”

전업 음악인과 겸업 음악인 듀오. 둘 사이 음악 활동의 균형이 무너질 우려는 없을까?

“우린 서로 싸우는 게 워낙 익숙해서요.(웃음) 사실 우리는 일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에요. 그야말로 친구거든요.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요. 솔직히 밴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죠. 그래도 다 잘될 거라고 봐요. 밝고 긍정적인 우리 음악처럼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안테나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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