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고도 무섭고, 용맹스러우면서도 바보 같은. 2010년의 동물 호랑이는 그래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맹수다. 호랑이판 새해를 맞아 곳곳에서 어흥어흥 호랑이 전시들을 내놓았다.
연초마다 새해 띠동물 전시를 내놓는 국립민속박물관의 호랑이띠해 특별전(내년 3월1일까지, 02-3704-3114)은 여러 동물, 사람과 어우러져 액 막고 복덩이 준다는 호랑이 민속의 요지경 속이다. 들머리의 우락부락한 호랑이 십이지상으로 시작해 기기묘묘한 호랑이 민속 유물 등을 빙 둘러 진열해놓았다. 사신도의 백호상, 호랑이 등에 걸터앉은 산신령 그림, 호랑이 발톱 노리개, 호랑이 다리 모양의 소반 다리(호족반) 등등. 까치가 소나무에 앉아 그 아래 호랑이에게 수작을 거는 <작호도>와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상 등의 현대 호랑이 디자인도 만난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이에 마련된 작가 남정예씨의 ‘호랑이 민화’전(1월12일까지, 02-733-3695)과 서울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갤러리에 차려진 작가 서공임씨의 ‘호랑이’전(1월27일까지, 02-726-4428)에는 곰방대 빠는 민담 속 호랑이, 골탕먹는 호랑이 등이 등장한다. 부산 공간화랑의 ‘호호호 호랑이전’(1월11일까지, 051-743-6738)은 까치와 같이 독서하거나 달빛 들판에서 연주하는 호랑이들을 담은 작가 안윤모씨의 작품들이 내걸렸다. 호랑이 설화 등을 소재 삼은 설치미술품을 내놓은 경기도 분당 성남아트센터 야외광장의 ‘호랑이 복주머니’전(내년 2월28일까지, 031-783-8000)도 손짓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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