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제유법’ 지난달부터 일반 공개
미국에서 활동중인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48)의 작품 `제유법'(Synecdoche)이 워싱턴D.C.의 최고 예술 전시공간인 국립예술관(National Gallery of Arts)에서 전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국립예술관 측은 바이런 킴으로부터 이 작품을 사들인 뒤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이스트빌딩(동관) 지하의 한쪽 벽면을 통째로 할애,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작품을 전시중이다.
이 작품은 지난 1993년 뉴욕의 `휘트니 비엔날레'에 출품돼 화단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대표작이다.
서양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들로 가득한 이스트빌딩에 생존중인, 그것도 40대 아시아계 작가의 대형 작품이 전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작품은 제유법이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가족, 친구, 이웃, 지인, 동료 예술가, 낯선 사람 등에게 모델이 돼줄 것을 요청, 그들의 피부색을 400여개에 달하는 격자형 패널에 하나하나씩 다른 색감으로 표현해 낸 것이다. 피부색이라는 신체적 특징 하나가 인물 전체를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가로 8, 세로 10인치 크기의 패널 하나하나는 핑크색에서 다크 브라운, 연한 검은색 등의 색채로 피부톤을 재생하고 있어, 그가 1991년부터 접해온 미국내 지인 및 주변인들의 인종적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유화 물감에 왁스를 섞은 뒤 팔레트나이프를 이용, 캔바스격인 패널에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모델들의 피부색을 재생해 냈다.
사전 지식없이 이 작품을 접하는 관람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심지어 얼굴을 찡그리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광경은 이 작품이 그만큼 훌륭한 뜻이라는 지적이 많다.
바이런 킴은 1961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했으며,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바이런 킴은 1961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했으며,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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