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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가곡의 퍼스트레이디’ 바버라 보니 내한 공연

등록 2010-02-01 15:23수정 2010-02-01 17:46

리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
리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
맑고 우아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이지적인 용모로 ‘가곡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리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가 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1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과 20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두 차례 내한 연주회를 연다. 97년 첫 한국 방문에서 한국 가곡 ‘물망초’와 ‘임이 오시는지’를 불러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그가 98년, 2000년, 2004년에 이은 다섯 번째 내한 무대이다.

“빨리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벌써 6년이나 되었군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특히 관객들이 너무 멋졌습니다.”

지난 주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자택에 머물며 한국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한국 방문을 정말 고대하고 있다”는 진심 어린 고백이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에 실려 전해왔다.

안젤라 게오르규(45), 르네 플레밍(51)과 함께 ‘세계 3대 소프라노’로 꼽히는 그는 실제로 한국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그는 98년 옥색 한복 차림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과 함께 우리 가곡 6곡이 담긴 앨범 <자화상>을 발표해 또 한번 한국 팬들을 놀라게 했으며, 한국 방문 때마다 우리 가곡을 선보이는 등 남다른 한국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왕년의 모차르트 오페라 전문 소프라노답게 <코시판투테>,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솔베이지의 노래’, ‘백조’ 등 그리그의 가곡 4곡과 ‘동방박사 세 사람’, ‘장미화환’등 스트라우스의 가곡 5곡을 들려준다. 특히 그리그의 가곡들은 그가 2008년 6월 오랜만에 가진 런던의 독창회 무대에서도 선보였던 레퍼토리이다.

그는 “그리그의 가곡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들”이라며 “그러한 제 마음이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선곡의 동기를 밝혔다.

그에게 오페라 아리아를 더 좋아하는 음악팬들에게 가곡의 아름다움을 소개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그에게서 차분하고 명쾌한 대답이 들려왔다. “한국 성악가들은 자연스러운 음성을 지녔고, 한국의 노래 또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페라인지 가곡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래의 분위기와 가사, 메시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장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보니는 원래 첼로를 전공했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유학하면서 성 악으로 전공을 바꿨다. 그는 1984년 거장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오디션에서 소피 역으로 발탁되며 세계 오페라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그는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 해석력에다 독일어, 프랑스어, 스웨덴어 등 대부분의 유럽권 언어에 능숙해 65편의 오페라 무대를 장악해왔다. 또한 바로크시대부터 현대 가곡까지 200여개 성악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60장이 넘는 음반을 내놓았다. 특히 슈베르트 가곡집과 슈만 가곡집 등은 정밀한 해석과 순수한 음색으로 그를 가곡 전문 성악가로 우뚝 세웠다.

리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
리릭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54)

그러나 보니는 지난해 가을, 그가 스물세살 때 오토 니콜라이의 오페라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로 데뷔했던 다름슈타트 오페라 극장에서 가진 30주년 기념공연에서 “더 이상 오페라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저는 모차르트와 스트라우스의 오페라와 가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또한 타고난 실내악음악가입니다. 그래서 리사이틀을 좋아하고, 특히 가곡과 아트송을 노래하기를 좋아합니다. 저는 또한 새로운 노래에 대한 흥미가 대단합니다. 그것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든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되었든 새로운 곡에 대해 닫힌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또래 나이의 소프라노들이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해서 맑은 음성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오! 저도 아마 노래를 그만 해야 할 거에요”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하지만 요즘 저의 일상은 대부분 가르치는 일-그는 모교인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교수와 런던 로열 컨서바토리의 객원교수로 있다-이 차지하고,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무대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달에 두번 정도만 무대에 선다”며 “이 작업은 늘 즐겁고, 지속적인 에너지를 주고,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새로운 녹음계획을 묻자 “3월에 바흐의 나단조 미사 연주회 실황을 녹음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제 녹음이 100개가 넘는답니다. 이제 다른 이들에게 녹음의 기회를 넘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녹음을 위한 녹음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버라 보니의 연주회에는 지난해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호주 공연과 한국 공연에 참여했던 호주 출신의 신예 메조소프라노 피오나 캠벨과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영 빅토리아>에 음악가로 출연한 피아니스트 앨리스데어 호가드가 협연한다. 1577-776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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