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57)씨
수십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였다. 스튜디오에 앉은 배철수(57·사진)씨가 멋쩍게 웃었다. 다음달 19일로 20돌을 맞는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꼬박 20년 동안 마이크를 잡아온 디제이 배씨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밝혔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게 20년이 지났네요. ‘나 혼자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게 방송을 해왔습니다. 철이 덜 들어선지 지금도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무척 즐거워요. 제 데뷔곡이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였는데, 앞으로도 계속 철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년 전 배씨가 방송을 시작할 무렵과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 ‘음악캠프’는 유일한 팝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팝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가요만 들어요. 우리 가요가 많이 좋아진 데는 팝 음악을 듣고 자란 이들의 몫이 큽니다. 제 프로가 우리 가요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자부심을 갖고 방송을 해왔어요. 다만 앞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널리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는 방송 20돌을 기념해 100대 팝 음반을 선정하고 관련 책 <레전드-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을 펴냈다. 19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부터 2000년대 프랜츠 퍼디낸드까지 각 시대의 중요한 음반들을 추렸다.
그는 최근 송골매가 일부 멤버들을 중심으로 재결성을 선언한 데 대해 “송골매는 제 젊은 시절의 전부로, 지금도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송골매가 그냥 전설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기왕 시작했다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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