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서예리
소프라노 서예리(34)씨는 매혹적인 목소리와 깨끗한 음정, 섬세한 비브라토(떨림)로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동갑내기 소프라노 임선혜씨와 함께 유망주로 각광받는 성악가다.
아카무스와의 협연무대를 앞두고 6일 고국을 찾은 그는 “음악은 발자국 하나 없이 쌓인 눈길을 처음 밟고 지나갈 때의 희열 같은 것을 느끼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유럽 무대에서 고음악과 현대음악에서 모두 실력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데 그 성공 비결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예원학교에 피아노과로 입학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레퍼토리를 직접 경험하고 감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또 피아노를 오래 쳤기 때문에 어려운 악보 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요.
고음악 세계와 현대음악 세계의 공통점은 저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한테 놓인 건 단지 악보만이 있고 녹음된 레코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해요. 악보를 받아들면 ‘아, 내가 이 노래를 어떻게 재미있고 감칠맛 나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지휘자나 작곡가가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고음악의 매력을 들자면?
“고음악이나 현대음악은 대부분 고대 신화, 그리스 비극, 성경, 허구적이거나 상징적인 텍스트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사 안에 담긴 뜻이 각자 연주하는 사람 또는 청중에게 언제나 열려 있고 그만큼 늘 새롭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사의 의미를 계속 음미하면서 해석을 반복해야 하고, 그 해석이라는 게 늘 달라질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완성’이라는 게 있을 수 없어요. 매번 새롭고, ‘다 아는 거다, 뻔하다, 지루하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그런 면에서 고음악과 현대음악은 통한다고 봅니다.”
-바흐의 <솔로 소프라노를 위한 교회 칸타타>를 선곡한 까닭은? “이번 연주 테마가 ‘바흐의 향연’이라 바흐의 곡으로 선택해야 했어요. 바흐가 소프라노 솔로만을 위해 작곡한 칸타타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 곡은 기교나 음색의 변화 등 화려하게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많은 칸타타입니다. 트럼펫과 함께 울려 퍼지는 첫 곡의 전주는 마치 하늘의 천군 천사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며 기쁨의 찬송을 하는 모습과도 같아요. 마침 공연 날이 설 연휴에 이어져 있어서 새해가 시작하는 분위기와 잘 맞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올해 중요한 일정을 소개한다면? “올해부터 세계에서 제일 큰 공연 매니지먼트 중 하나인 아이엠지(IMG) 소속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엠지와 2013년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는데 곧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시디가 발매될 예정입니다. 지기스발트 쿠이켄과의 바흐 칸타타들과 부활절 오라토리오 시디 녹음과 함께 벨기에와 프랑스 연주 투어도 있고요. 또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작곡가 한스 페터 키부르츠의 솔로 소프라노를 위한 전자음악 오페라 <더블 포인츠>의 페네로페 역으로 세계 초연합니다.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매니저와 계약을 한 상태라 이제 북남미에서도 많이 연주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피츠버그의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 제안이 들어왔는데 스케줄이 겹쳐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북남미로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서예리씨는 올해 초 아이엠지 아티스츠와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었다. 아이엠지는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39),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5),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43),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0), 지휘자 성시연(34·서울시향 부지휘자)씨 등 정상급 연주자 400여명을 거느린 세계 최고의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로 꼽힌다. 한국인 성악가로는 한국인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선 소프라노 홍혜경(51)씨에 이어 서예리가 두번째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바흐의 <솔로 소프라노를 위한 교회 칸타타>를 선곡한 까닭은? “이번 연주 테마가 ‘바흐의 향연’이라 바흐의 곡으로 선택해야 했어요. 바흐가 소프라노 솔로만을 위해 작곡한 칸타타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 곡은 기교나 음색의 변화 등 화려하게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많은 칸타타입니다. 트럼펫과 함께 울려 퍼지는 첫 곡의 전주는 마치 하늘의 천군 천사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며 기쁨의 찬송을 하는 모습과도 같아요. 마침 공연 날이 설 연휴에 이어져 있어서 새해가 시작하는 분위기와 잘 맞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올해 중요한 일정을 소개한다면? “올해부터 세계에서 제일 큰 공연 매니지먼트 중 하나인 아이엠지(IMG) 소속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엠지와 2013년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는데 곧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시디가 발매될 예정입니다. 지기스발트 쿠이켄과의 바흐 칸타타들과 부활절 오라토리오 시디 녹음과 함께 벨기에와 프랑스 연주 투어도 있고요. 또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작곡가 한스 페터 키부르츠의 솔로 소프라노를 위한 전자음악 오페라 <더블 포인츠>의 페네로페 역으로 세계 초연합니다.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매니저와 계약을 한 상태라 이제 북남미에서도 많이 연주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피츠버그의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 제안이 들어왔는데 스케줄이 겹쳐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북남미로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서예리씨는 올해 초 아이엠지 아티스츠와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었다. 아이엠지는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39),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5),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43),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0), 지휘자 성시연(34·서울시향 부지휘자)씨 등 정상급 연주자 400여명을 거느린 세계 최고의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로 꼽힌다. 한국인 성악가로는 한국인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선 소프라노 홍혜경(51)씨에 이어 서예리가 두번째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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