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멘쉬’
최울가·김성남·채성필 등
작가 6명의 작품 한자리에
작가 6명의 작품 한자리에
전시회 제목이 ‘아주 강한, 아주 달콤한’이라고? 기획자의 설명은 이렇다. ‘강한’ 작품에 대한 동경에서 전시 기획을 시작했고, 유행과 세태에 흔들리지 않고 장거리 주자처럼 페이스를 조절하는 `강한’ 작가들을 주목했다고. 그런데 왜 달콤하다는 걸까? 작가들은 강한데, 작업들은 매우 부드럽고 섬세하기 때문이란다. 치열한 작가일수록 조형에 대한 생각이 치밀하고, 그 결과로 탄생한 작품들은 섬세하고 잔잔하고 유쾌한 법이란 설명이다. 그런 작업으로 주목받는 최울가·최인선·김성남·이민혁·채성필·문주호 등 6명을 모았다는 전시가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인터알리아(02-3479-0114)에서 열리는 ‘베리 스트롱 베리 스위트’전이다. 피카소풍의 ‘입체파’스러운 얼굴과 화사한 일러스트가 만난 듯한 최울가의 작품은 화사하고 감각적이다. 낙서처럼 보일 정도로 경쾌하고 자유로운 이미지 속에는 대담한 터치와 세밀한 긁기 같은 다양한 기법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김성남의 그림은 제목처럼 강하다. 원시인처럼 강인한 근육이 드러나는 벌거벗은 검은 남자가 하얀 닭을 들고 있는 ‘우버멘쉬’(사진) 시리즈는 묵직한 펀치처럼 강한 이미지로 눈을 잡아당긴다. 수많은 붓질이 점표처럼 모여 형상을 이루는 숲 시리즈는 한 작가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지만, 한 작품 만드는 데 들이는 공력과 열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점에서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프랑스에서 작업하는 채성필의 강함은 섬세함이다. 자연 속 무늬를 그대로 화폭에 옮긴 듯한 그림은 세밀한 나무 줄기 같기도 하고 흙이 만들어낸 자연적인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그의 그림은 실제 흙을 주재료로 쓴다. 흙에 은분, 먹 등을 조합해 흘려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광활한 대지와 숲, 추상적이면서도 실존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25일까지, 일요일은 쉰다. (02)3479-0114.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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