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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낯선 물길로 이끄는 색다른 트리오

등록 2010-02-16 20:34수정 2010-02-16 23:02

프로젝트 그룹 ‘티미르호’의 세 멤버들. 왼쪽부터 박승원, 김재훈, 이정국.  포니캐년 제공
프로젝트 그룹 ‘티미르호’의 세 멤버들. 왼쪽부터 박승원, 김재훈, 이정국. 포니캐년 제공
크로스오버 밴드 ‘티미르호’ 첫 앨범
피아노·리코더·기타 앙상블
결성 4년만에 본격 활동 나서




승객 여러분, 티미르호 승선을 환영합니다. 잠시 안내방송 드리겠습니다.

먼저 티미르호를 이끌 김재훈 선장을 소개하겠습니다. 현재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 재학하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해금 연주자 꽃별의 4집 수록곡 ‘바람을 깨우다’와 ‘사월’을 작곡했고, 현대무용 음악 작업도 했습니다. 비밀 하나 털어놓자면, 낮에는 학교에서 클래식을 연구하고 밤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인디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멤버로 암약하는 이중생활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티미르호에선 피아노를 칩니다.

다음은 이정국 항해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중3 때 리코더가 너무 좋아 화장실에 가서도 입에서 떼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답니다. 고등학생 때 한국리코더콩쿠르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고,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리코더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흔히 불던 플라스틱 리코더가 아니라 나무로 만든 리코더를 부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마저 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박승원 갑판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원래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잔뼈가 굵은 연주자인데, 어느날 어쿠스틱 기타로 전향했다고 합니다. 전자장치 도움 없이 기타 스스로 내는 본연의 소리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랍니다. 전자 기타를 화려하게 연주하던 시절보다 어쿠스틱 기타를 천천히 뜯으면서 음 하나하나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답니다.


크로스오버 밴드 ‘티미르호’ 첫 앨범
크로스오버 밴드 ‘티미르호’ 첫 앨범
이들 셋을 맺어준 건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살롱 바다비였습니다. 이곳에서 연주하며 부대끼다 서로 가까워지게 됐답니다. 2006년 작곡가 김재훈의 프로젝트 앙상블 티미르호에 이정국과 박승원이 기꺼이 결합했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마침내 대망의 첫 항해를 시작합니다.

지금 선실에 흐르는 곡은 ‘달빛 아래’입니다. 항해를 시작하기 전, 달빛이 비치는 바다의 찬란한 광경을 그렸습니다. 바로 지금과 같은 순간이지요. 곧 출항을 알리는 리코더 소리와 함께 ‘항해’라는 곡이 울려 퍼질 겁니다. 앞으로 항해 도중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마네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피리 부는 소년’과 자신이 겪어온 세월을 인형극으로 풀어내는 노인 ‘인형술사’가 기다립니다. 사람뿐 아니라 아마존강에 서식한다는 ‘분홍 돌고래’도 만날 수 있습니다.

‘봄비’에 젖고 ‘폭설’을 견뎌내고 ‘춤추는 소녀’의 열정적인 몸짓을 뒤로하면 ‘섬’에 닿게 됩니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곳이지요. 슬프도록 아름답게 지는 꽃에 마음을 빼앗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섬을 떠나 ‘귀향’ 길에 오르면 꿈결 같은 여행의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아, 하나 더 있군요. 뭍에 오른 여러분들을 흥겨운 폴카 리듬으로 들썩이는 ‘놀이동산’이 반겨줄 것입니다.

자, 본격적인 출항에 앞서 김재훈 선장이 여러분께 직접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선장입니다. 티미르호의 첫번째 앨범 <티미르호>를 텍스트 없는 연주곡만으로 채운 건 듣는 이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아섭니다. 텍스트의 부재로 저는 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고 여행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티미르호 출발합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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