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윤정미 ‘핑크&블루 프로젝트 Ⅱ’전
사진작가 윤정미(41)는 2006년 자신의 딸이 분홍색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딸의 분홍색 물건들을 한자리에 모아 사진을 찍었다.
분홍색 물건으로 방을 가득 채운 여자아이는 딸 뿐만이 아니었다. 딸의 친구도 그랬고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여자아이도 그랬다. 반면, 남자아이들 방을 찍은 사진에는 분홍 물건 대신 파란색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2007년 '핑크&블루 프로젝트'전(금호미술관)에서 각각 분홍색 물건과 파란색 물건으로 가득찬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들의 방 사진을 대비시켜 '여자아이는 분홍, 남자아이는 파랑'이라는, 성별에 따른 선호 색상의 문제를 다뤘던 작가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아이들을 찾아갔다.
팔판동 갤러리 인의 '핑크&블루 프로젝트 Ⅱ'전은 처음 사진과 최근에 찍은 사진을 비교해 세월이 지난 뒤 아이들이 선호하는 색의 변화를 탐구한다.
분홍색 물건 일색이었던 소녀 마이아의 방은 달라진 취향을 반영한 듯 3년 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전에는 없던 파란색 물건들이 방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분홍색 물건을 중심으로 보라색 계열의 물건들이 있던 소녀 테스의 방은 이제 파란색으로 변해 더 이상 분홍색 물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여자 아이들은 보통 4~8세까지는 분홍색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다가 초등학교 3~4학년쯤부터는 분홍색을 유치하다고 생각하게 돼 연하늘색이나 보라색으로 좋아하는 색이 바뀌는 경향을 보이죠"
남자아이는 어떨까. 여전히 파란색이 지배적이었지만 대신 색이 더욱 진해졌다. 특별히 남자아이들이 파란색을 선호한다기보다는 시중에 나와있는 남자아이용 물건의 색이 대부분 파란색이기 때문이라는게 작가의 분석이다. 달라진 것은 색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별 차이가 없었던 사진 속 물건의 종류는 아이들의 인종이나 사는 환경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성(gender)에 따라 굳어진 색상의 문제로 접근했지만, 이제는 문화인류학적인 다큐멘터리로 진행해 가는 느낌이에요. 아이들의 변화를 통해 사회의 단면을 유추하는 게 제 작업의 즐거움이죠. 따로 기간을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찍을 생각이에요" 어린 시절 성별에 따른 색상 구별의 문제는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사진이 퍼지면서 중국과 이스라엘,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멕시코 등 다양한 나라의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잇따랐고 지난해 한 해에만 미국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갖는 등 2008~2009년 외국에서 6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원래 회화를 전공했던 작가는 사진이 자신에게 잘 맞는 매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하고 취미로 사진을 배우다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어요. 그림은 10년 이상 놨더니 이제 못하겠어요(웃음)." 전시는 다음달 5일까지. ☎02-732-4677~8.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 (서울=연합뉴스)
남자아이는 어떨까. 여전히 파란색이 지배적이었지만 대신 색이 더욱 진해졌다. 특별히 남자아이들이 파란색을 선호한다기보다는 시중에 나와있는 남자아이용 물건의 색이 대부분 파란색이기 때문이라는게 작가의 분석이다. 달라진 것은 색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별 차이가 없었던 사진 속 물건의 종류는 아이들의 인종이나 사는 환경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성(gender)에 따라 굳어진 색상의 문제로 접근했지만, 이제는 문화인류학적인 다큐멘터리로 진행해 가는 느낌이에요. 아이들의 변화를 통해 사회의 단면을 유추하는 게 제 작업의 즐거움이죠. 따로 기간을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찍을 생각이에요" 어린 시절 성별에 따른 색상 구별의 문제는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사진이 퍼지면서 중국과 이스라엘,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멕시코 등 다양한 나라의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잇따랐고 지난해 한 해에만 미국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갖는 등 2008~2009년 외국에서 6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원래 회화를 전공했던 작가는 사진이 자신에게 잘 맞는 매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하고 취미로 사진을 배우다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어요. 그림은 10년 이상 놨더니 이제 못하겠어요(웃음)." 전시는 다음달 5일까지. ☎02-732-4677~8.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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