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포크그룹 옥상달빛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주, 박세진
드라마 ‘파스타’ OST로 알려진 여성 듀오
“라디오 스타? 행복한 수다쟁이들이에요”
“라디오 스타? 행복한 수다쟁이들이에요”
여자1 어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로 대학까지 갔다. 음악을 탐닉해야 할 1학년 시절, 문득 회의감이 밀려왔다. ‘내가 왜 몇백년 전에 죽은 사람들 곡만 죽어라 치고 있는 거지?’ 고민을 거듭하다 학교를 그만뒀다. 4년 뒤인 2007년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작곡과 신입생이 됐다. ‘이제 나만의 음악을 해보는 거야.’ 김윤주(사진 왼쪽)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옆을 보니 동갑내기 동기생 하나가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자2 재즈 피아노를 쳤다. 대학 실용음악과에도 합격했다. 꿈과 낭만이 가득해야 할 1학년 시절, 이상하게도 학교 가기가 싫었다. ‘내가 생각하던 캠퍼스는 이런 게 아니야.’ 학교를 그만두고 닥치는 대로 알바를 했다. 커피숍, 백화점, 일식집…,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내 마음속엔 항상 음악이 있는데, 왜 지금 이러고 있지?’ 이듬해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작곡과에 입학했다. ‘다시 시작하는 거야.’ 박세진(오른쪽)은 옆을 돌아봤다. 동갑내기 동기생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두여자 뭔가 통한 둘은 잠자는 시간만 빼고 늘 붙어다녔다. 심지어 자취방도 같은 빌라 아래위층으로 붙어 있었다. 한방에 모여 밤새 기타 치며 노래 부르고 놀았다. 아는 사람이 여는 전시회 개막식에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동방울 자매’라는 장난스러운 이름을 내걸고 노래했는데,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인디 밴드 ‘올드피쉬’의 눈에 들었다. 올드피쉬 3집 앨범에 참여하며 둘은 그렇게 본격적인 음악인의 길로 첫발을 내디뎠다.
옥상달빛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홍대 부근 옥탑방에 둥지를 틀었다. 여기서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녹음까지 했다. 팀 이름을 ‘옥상달빛’이라고 정했다. 2010년 1월 첫 미니앨범(EP) <옥탑라됴>를 발표했다. 기타·피아노·멜로디언·실로폰 등 소박한 악기와 담백한 보컬이 어우러진 포크 사운드를 바탕으로 발랄한 웃음과 사랑, 행복, 그 뒤에 숨은 고민을 녹여낸 이 앨범은 20대 청춘의 비망록에 다름 아니다. “옥상 한켠 텃밭에서 햇살을 기다리며 묻혀 있는 씨앗의 소리 같은 풋풋한 무공해 사운드!”(음악평론가 성우진) 타이틀곡 ‘옥상달빛’은 드라마 <파스타>에 쓰였고, 앨범은 네이버 ‘이주의 국내 앨범’으로 선정됐다.
옥탑라됴 둘은 라디오를 유난히 좋아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처럼 꽉 짜여진 게 아니라 책처럼 상상의 여지를 주기 때문”이란다. 디제이를 꿈꾸며 집에서 라디오 진행 상황극을 웹캠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도 봤다. 공연을 라디오 공개방송처럼 꾸미는 건 이제 단골 레퍼토리다. 둘이 이러고 노는 소리가 앨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둘은 마침내 진짜 라디오 디제이가 된다. 3월2일부터 소출력공동체라디오 마포에프엠(FM) ‘뮤직홍’의 한 꼭지를 맡게 된 것이다. 매주 화요일 밤 11시 ‘옥상달빛의 옥탑라됴’라는 이름으로 1시간씩 청취자들과 만난다.
“우리 꿈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어요. 행복해요.” 여전히 꿈꾸는 듯한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둘의 행복한 ‘라디오 수다’는 인터넷(www.mapofm.net/mms)으로도 들을 수 있다. 그 전에 이들의 음악을 맛보고 싶다면 하니티브이를 봐도 좋겠다.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라디오 진행 맡는 ‘옥상달빛’ 김윤주·박세진씨
“우리 꿈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어요. 행복해요.” 여전히 꿈꾸는 듯한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둘의 행복한 ‘라디오 수다’는 인터넷(www.mapofm.net/mms)으로도 들을 수 있다. 그 전에 이들의 음악을 맛보고 싶다면 하니티브이를 봐도 좋겠다.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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