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앨범 낸 미국 아르앤비(R&B)·솔 가수 에이머리.
한겨레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 인터뷰
걸그룹 포미닛과 부른 노래 한국판에 실어
한국계 어머니와 어릴때 서울서 살아 익숙
걸그룹 포미닛과 부른 노래 한국판에 실어
한국계 어머니와 어릴때 서울서 살아 익숙
미국 아르앤비(R&B)·솔 가수 에이머리가 4집 앨범 <인 러브 앤드 워>로 돌아온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이머리는 수록곡 ‘허드엠 올’을 국내 걸그룹 포미닛과 함께 부른 버전을 한국 특별반에 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전 앨범에서는 세븐과 함께 작업을 하기도 했다. 에이머리는 3월 새 앨범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한겨레>가 다음달 창간하는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100beat.com) 필진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김봉현씨가 에이머리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다시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소감은?
“한국에 자주 오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가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 프로모션을 위해 여러 나라를 가는 편인데, 한국은 언제나 가고 싶은 나라 1순위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핏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강한 나라다. 당신이 한국계라는 사실 자체로 많은 한국인에게 호감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을 방문할 때 특히 다르게 체감하는 게 있다면?
“한국은 내게 고향과 같다. 아주 어릴 적 서울에서 살던 시절이 있기에 여전히 많은 것이 기억나고 익숙한 곳이다. 비록 지금은 그곳에 살지 않지만 한국에 갈 때면 외국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여서 미국에서도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커왔다. 한국의 전통을 경험하게 한 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
-포미닛과의 작업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많은 한국 가수 중 포미닛과의 작업을 결정한 이유는? “한국 음악을 종종 듣기 때문에 대중적인 노래에는 꽤 익숙한 편이다. 매니지먼트사에서 포미닛의 음악을 추천해줬을 때 에너지 넘치고 춤 실력이 뛰어난 ‘강한 걸그룹’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포미닛이 부르는 부분은 한국에서 따로 녹음했기 때문에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작업을 하면서 정말 멋진 소녀들이라고 느꼈다. 한국에 가면 꼭 만나고 싶다.” -프로듀서 리치 해리슨과 결별 후 발표한 두번째 앨범이다. 그의 출중한 프로듀싱 능력은 당신이 더 잘 알 텐데, 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는 없는지? 그와의 결별이 가져다준 장단점을 각각 듣고 싶다. “리치와는 언제나 손발이 잘 맞는 파트너였다. 지금은 그와 작업하지 않지만 그의 빈자리를 느끼기보다는 앞으로 다시 작업할 것을 기대한다. 이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만날 것 같다. 새로운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와 작업하면서 두 프로듀서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두 사람의 느낌이 다르며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이나 악기가 다르지만, 그들 모두 음악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히 갖고 녹음을 진행하는 점이 비슷했다. 그래서 리치 해리슨의 부재를 크게 실감하지는 않았다.”
-이번 앨범이 테디 라일리와의 첫 작업으로 알고 있다. 참여 프로듀서 모두가 쟁쟁하지만, 그 중에서도 테디 라일리는 거장급이다. 작업의 동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그와 처음 작업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는 음악을 너무 잘 알고 새롭게 창조하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나를 잘 이해하고 내 목소리를 잘 이해한다. 예술감과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과 작업하는 것은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다.”
-2집 앨범의 첫 싱글 ‘원 싱’ 때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는 생음악의 질감, 통통 튀는 리듬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실제로 이번 앨범 전반부는 중·후반부와 확실히 구별된다. 다시 말하면 트렌드를 고려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반드시 자기 색깔로 채우는 느낌인데?
“내게 있어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성’이다. 뮤지션은 영적인 느낌이 강한,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것만 같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해주는 것이다. 그럴 때 나만의 ‘감성’이 제대로 통하느냐, 나의 감성이 제대로 전달되됐느냐에 따라 대중의 사랑을 얼마나 받게 될지 결정된다. 내 음악 스타일은 꾸준히 변하는 편이지만 멜로디에 대한 애착은 지속돼왔다. 하모니·코러스·멜로디가 강조된, 마치 ‘천사들의 합창’처럼 웅장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하지만 반대로 보컬이 강조된, 마치 불꽃이 튀는 것처럼 강한 느낌도 사용한다. 이렇게 부드러운 파트와 강한 파트가 함께 조화를 이룬다.”
-당신의 음악을 단순히 힙합·솔로 규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힙합·솔이 당신의 음악 중 일부분이라면, 롤 모델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새 앨범을 발매한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오히려 아르앤비(R&B) 음악을 잘 안 듣는 편이고, 록·팝이나 아주 오래된 60~70년대 솔 음악을 좋아한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영화 음악도 좋아한다. <해리 포터> 같은 것을 아이팟에 넣고 영화를 귀로 듣는 거다.(웃음)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마빈 게이와 마이클 잭슨이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많이 들으셨던 차이코프스키 같은 클래식 음악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아이팟에 넣고 다닌다.”
-샘플링 작업을 위한 곡 선정에도 직접 관여하나? 그렇다면 선정 기준은?
“대부분은 프로듀서가 추천하는 것을 듣고 결정하지만 ‘와이 아 유’의 경우는 프로듀서와 함께 찾아낸 곡이다. 샘플링에 사용될 곡이 가진 분위기와 템포를 주로 따지는데, 특별히 귀를 잡아끄는 곡보다는 ‘사운드’로서 좋은 느낌을 찾는 게 중요하다. 듣는 사람이 샘플링에 더 집중하게 되면 안되니까.”
-자신의 보컬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불만이 있나? 더 욕심나는 부분이라던지.
“내 목소리를 생각하면 언제나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녹음이 끝나면 정작 내 음악을 잘 안 듣는 편인데, 만들 때는 몰랐다가 다음 앨범을 낸 뒤 이전 곡들을 들어보면 언제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이건 좋다. 이건 별로야. 이 부분을 추가했어야 했어….’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든다.”
-한국의 적잖은 소녀들이 당신의 무대와 음악을 통해 지금도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늘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는데, 학교 교육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학교는 우리를 따분하게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발전시키고 만드는 곳이다. 부모님이 모든 것을 해줄 수 없기 때문에 학교에 가서 스스로 강해지고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연예계는 거칠고 힘든 곳이다. 강한 기반이 없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여자는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강한 자신감과 자아가 있어야 이를 즐기면서 성공할 수 있다. 많이 공부하고 인생에 대해 배우길 바란다. 강해지고 성숙하길 바란다.”
정리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포미닛과의 작업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많은 한국 가수 중 포미닛과의 작업을 결정한 이유는? “한국 음악을 종종 듣기 때문에 대중적인 노래에는 꽤 익숙한 편이다. 매니지먼트사에서 포미닛의 음악을 추천해줬을 때 에너지 넘치고 춤 실력이 뛰어난 ‘강한 걸그룹’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포미닛이 부르는 부분은 한국에서 따로 녹음했기 때문에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작업을 하면서 정말 멋진 소녀들이라고 느꼈다. 한국에 가면 꼭 만나고 싶다.” -프로듀서 리치 해리슨과 결별 후 발표한 두번째 앨범이다. 그의 출중한 프로듀싱 능력은 당신이 더 잘 알 텐데, 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는 없는지? 그와의 결별이 가져다준 장단점을 각각 듣고 싶다. “리치와는 언제나 손발이 잘 맞는 파트너였다. 지금은 그와 작업하지 않지만 그의 빈자리를 느끼기보다는 앞으로 다시 작업할 것을 기대한다. 이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만날 것 같다. 새로운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와 작업하면서 두 프로듀서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두 사람의 느낌이 다르며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이나 악기가 다르지만, 그들 모두 음악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히 갖고 녹음을 진행하는 점이 비슷했다. 그래서 리치 해리슨의 부재를 크게 실감하지는 않았다.”
4집 앨범 <인 러브 앤드 워> 낸 미국 아르앤비(R&B)·솔 가수 에이머리.
4집 앨범 낸 미국 아르앤비(R&B)·솔 가수 에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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