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5색 ‘오감’ 한둥지 사진 동문 날개를 펴다

등록 2010-03-02 19:42

강재훈 ‘꽃밭에서’
강재훈 ‘꽃밭에서’
강재훈 사진사숙 1기 사진전




하나의 공통점만 가졌을 뿐 전혀 다른 사진가 5명이 오는 4일부터 서울 저동 갤러리 M에서 릴레이 개인전을 연다. 이들 중엔 사진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교사도 있고 약사도 있으며 각자의 생활공간은 서로 다르고 사진전의 내용도 상이하다.

사진으로 만난 다섯 사제
6주간의 릴레이 전시 기획

그 공통점의 중심엔 한겨레 사진부의 강재훈 선임기자가 있다. 이들은 강재훈 기자와 함께 지난 2년 동안 사숙의 형태로 사진 공부를 한 사진가들로 자신들의 사진 작업을 정리해 ‘강재훈 사진사숙 1기 사진전’을 열게 됐다. 이들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그의 포토저널리즘 강좌를 수강한 이들이다. 그 뒤 독립적으로 사진의 꿈을 키워 오던 중 일부는 대학원에 진학해 사진을 전공하기도 했고 또 일부는 현장에서 주제 있는 사진 작업을 계속해왔다.


김영길 ‘따로 또 같이’
김영길 ‘따로 또 같이’
이번 전시는 한 작가당 1주일씩 자기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5명이 모두 6주 동안 이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나머지 4명의 스승이자 축이라 할 수 있는 강재훈 기자가 4일 ‘꽃밭에서’로 가장 먼저 전시의 문을 연다. 그의 최근 프로젝트 <부모은중>과 이어지는 작업으로 자식들을 도회지로 떠나보낸 뒤 외롭게 고향을 지키는 부모들을 담은 사진들이다. 제자들의 작업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강씨는 “모두 하나같이 알찬 내용들이고 볼만한 사진들”이라며 그의 전시에 나오는 뭇 부모들에 못지않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 스승의 심정을 전해왔다.


오인숙 ‘내 딸 둘’
오인숙 ‘내 딸 둘’
4일부터 ‘꽃밭에서’로 출발
매주 토요일 작가와의 대화

두번째 주엔 김영길(한성대 대학원 사진영상 전공 석사)씨가 ‘따로 또 같이’를 시작한다. 장애인들과 그들의 형제자매의 관계를 찍었다. 전시된 사진은 그들의 일상에서 포착된 평범한 순간들이다. 집안에서, 놀이공원에서 동네의 스케이트장에서 그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이 편하다. 김씨가 작업노트를 통해 “장애아들과 장애아의 형제자매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 모두가 늘 그곳에 그렇게 있었듯이 그들도 늘 그곳에 그렇게 있었을 뿐이다”라고 밝힌 것에서 그의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세번째 주자는 오인숙(중학교 영어교사)씨로 ‘내 딸 둘’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오씨는 본인의 쌍둥이 딸을 어릴 때부터 찍어왔다. 사진의 관점은 명백하다. 밥을 먹든 장난감을 가지고 놀든 조금이라도 다른 대우를 하면 한 아이가 질투를 느끼는 쌍둥이를 돌보느라 엄마는 지금까지 시달려왔을 것이다. 쌍둥이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동지애를 느껴 가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오씨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나는 두 녀석의 사진을 찍으며 부모와 자식 사이를 고민한다. 그러다 보면 사진들 사이로 아이와 아이 사이도 보이고, 나와 내 사이도 보이는 듯하다. 커가는 아이들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달아나며, 엄마를 따돌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듯, 엄마의 시선도 점점 커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마음이 사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원규 ‘모놀로그’
최원규 ‘모놀로그’
네번째 전시는 최원규(약사)씨가 맡았다. 최씨의 전시 ‘모놀로그’는 그가 약국을 하던 경기 대부도 지역의 주민들이 거리나 공원, 아파트 단지 등의 공간을 무대 삼아 배우처럼 서서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매체 홍수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매체의 영향을 받아 일상의 공간에서 문득 배우가 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는 인생이 곧 연극이란 점을 명쾌하게 설파한다. 마지막 주는 문상기(컴퓨터 프로그래머)씨의 차례로 ‘각인된 기억 회상’이 전시된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보다는 몸이 기억하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고 말하는 문씨의 사진은 머리로 찍은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찍은 듯하다. 불확실하고 흐리며 오랫동안 쳐다보게 한다. 내용을 찍은 것이 아니라 느낌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 나니 그의 말처럼 빛과 색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사진의 속성을 정확히 간파한 작업 스타일이며 릴레이의 대단원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문상기 ‘각인된 기억 회상’
문상기 ‘각인된 기억 회상’
다섯 작가들의 전시를 모두 보고 나면 뒤죽박죽 혼선이 느껴질 것이며 몇 달이 지나면 주제나 소재를 떠올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들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에 대한 느낌은 살아남을 것이다. 각 전시의 개막은 3월4일부터 매주 목요일. 작가와의 대화는 매주 토요일. (02)2277-2438.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