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가수 윤복희(64)씨, 윤항기(67)씨.
‘데뷔 50돌’ 윤항기씨, 동생 복희씨와 합동공연
남자가수 첫 50돌 공연…아들이 무대 총감독
남자가수 첫 50돌 공연…아들이 무대 총감독
가수 윤항기(67·오른쪽)씨가 데뷔 50돌을 맞아 여동생 윤복희(64·왼쪽)씨와 함께 기념 공연을 마련한다. 새달 30일 저녁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치는 ‘윤항기·윤복희의 여러분’ 콘서트다. 이들 남매는 1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소감을 밝혔다. 윤항기씨는 “남자 가수로 50돌 공연을 하는 게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 음악사에 크게 기여한 것도 없는데, 부끄럽다. 그래도 귀한 공연을 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미·이미자·패티김 등 여자 가수가 데뷔 50돌 기념 공연을 한 적은 있었지만, 남자 가수로선 윤씨가 처음이다. 윤씨 남매는 1975년 처음 한 무대 오른 이후 2007년까지 ‘따로 또 같이’ 활동해오다 이번에 다시 뭉친다. 특히 윤씨의 아들 준호(예음예술종합신학교 교수)씨가 이번 무대 총감독을 맡아, 가족이 함께 하는 공연이 됐다. 윤씨는 “거창한 의미보다는 우리 남매를 사랑해준 국민들에게 가족이 함께 드리는 팬서비스 같은 공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월 데뷔 60돌을 맞는 윤복희씨는 “나도 10년 전에 50돌 기념 공연을 해봤는데, 원래 이런 콘서트에는 초대손님이 나오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오빠여서 이번 공연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항기씨는 60년대 초 국내 록 밴드의 효시로 평가받는 ‘키보이스’를 결성했고, 70년대 ‘키브라더스’를 거치며 ‘별이 빛나는 밤에’ ‘장미빛 스카프’ ‘노래하는 곳에’ ‘나는 어떡하라고’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90년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목회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예음예술종합신학교 총장 및 예음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윤복희씨는 국내에 미니스커트 열풍을 몰고온 가수로, 79년 서울국제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여러분’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뮤지컬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두 남매의 합창은 물론 윤복희씨의 뮤지컬도 맛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아직도 성직자 윤항기보다 가수 윤항기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가끔 방송에 나가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너무 평온해 보인다’ ‘노년에 더욱 행복해 보인다’는 말들을 많이 듣죠. 후배 가수들이나 나이드신 분들이 저처럼 노년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02)529-1929.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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