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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세계를 달군 ‘명품 연극’ 온다

등록 2010-03-25 19:14

<리빙>의 배우들이 공연을 마치고 극본을 쓴 바츨라프 하벨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리빙>의 배우들이 공연을 마치고 극본을 쓴 바츨라프 하벨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전 체코 대통령이 쓴 정치극 ‘리빙’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신’
권력 뒤안길…위선적 지식인 그려




세계 연극계에서 화제를 모았던 새 연극 두편이 국내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다. 바츨라프 하벨의 <리빙>(4월2~4일 서울 엘지아트센터)와 야스미나 레자의 신작<대학살의 신>(4월6일~5월5일). <리빙>은 2008년 유럽 연극계의 최고의 사건 중 하나로 꼽혔던 화제작이고, <대학살의 신>은 공연예술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2009년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을 휩쓴 인기 작품이다.

<리빙>은 전 체코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74)이 최고 권력자가 권좌에서 내려와 겪는 고민과 수난을 그린 ‘권력 이후’의 이야기다. 동구권을 대표하는 부조리극 작가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로, ‘벨벳 혁명’을 이끈 국민적 영웅이 되어 체코 공화국 초대 대통령까지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살아온 그가 20여년 만에 발표한 ‘정치극’이다.

줄거리는 주인공 빌렘 리에케르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후임자인 블라스틱 부총리에 의해 추방당하게 되면서 오랜 정치 동지들마저 철새처럼 권력을 좇아 그에게 등을 돌리는 과정을 그린다. 하벨은 권력의 상층부에 있었던 내부자의 시선으로 권력의 속성에 대해 날카롭고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특히 변화와 추방, 세대 간의 권력 이동을 다룬 고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차용했다. 극을 보면서 원래 모티브가 어디서 따온 것인지 발견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듯하다.

이 작품은 2008년 5월 프라하 아르하극장에서 ‘하벨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냐’는 논쟁 속에 첫선을 보였고, 이후 영국, 미국, 독일 등에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서울 공연은 체코 연출가 데이비드 라독(56)이 이끄는 체코 아르하 극장이 2008년 초연 무대를 재현한다. (02)2005-0114.


<대학살의 신>.
<대학살의 신>.
<대학살의 신>은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되는’ 과정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면서 우아함 뒤에 숨겨진 지식인의 위선을 통렬하게 까발리는 블랙 코미디다. <아트>, <스페인 연극>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여성 극작가 겸 배우 야스미나 레자(51)가 2006년 희곡으로 발표했다. 국내 무대는 중견 여성 연출가 한태숙씨가 연출하고, 박지일 서주희 오지혜 김세동씨 등이 출연한다.

악덕 제약회사를 변호하는 변호사 알랭 레이(박지일)와 부인 아네트(서주희), 생활용품을 파는 미셸 우이에(김세동)와 베로니크(오지혜) 부부가 아이들 문제를 합의하기 위해 만난다. 알랭의 아들 페르디낭이 미셸의 아들 브루노를 때려 앞니 2개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터지고, 두 가족은 점잖게 대화로 해결하려 하지만 논쟁을 거듭하면서 점차 유치한 설전으로 번지고 결국 몸싸움까지 불사하게 된다. 작가 베로니크가 레이 부부의 아들 페르디낭이 자기 아들 브루노를 막대기로 때린 것을 ‘대학살’의 전조라고 주장하며 따지기 시작하면서 논쟁은 아프리카의 대학살 등 인류 평화의 문제까지 확대된다.

작가 자신이 “매너 있는 전쟁, 매너 없는 코미디”라고 부제를 단 것처럼 현대인과 사회의 가장 원천적 문제인 ‘소통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꼬집는 연극이다. 연출가 한태숙씨도 “90분짜리 두 부부의 작은 분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한국의 이야기와도 다르지 않다”며 “매일 언론에서 보게되는 정당들의 폭력과 설전, 심지어 한 당안에서도 서로 싸우는 모습이 바로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544-1555.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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