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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아쉬움 많은 ‘소문난 잔치’

등록 2010-04-06 20:45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
[리뷰]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옛 속담을 실감했다.

5일 저녁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서 한국 초연으로 막을 올린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로크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7일까지)를 보고 떠오른 첫 느낌이었다.

이날 공연은 바로크 작곡가 비발디가 고대 이스라엘의 여자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라토리오 <유디트의 승리>(사진)를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루이지 피치가 처음 오페라로 만들어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 무대였다. 아시리아 군대가 고대 이스라엘을 침략해 남편을 잃은 유디트가 미인계로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그를 술에 취하게 한 뒤 목을 베어 영웅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이다.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는 무엇보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연출은 물론 무대와 의상, 조명, 소품까지 손수 챙기는 ‘피치 스타일’을 대극장보다 무대가 객석과 훨씬 가까운 중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오페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피치가 이전에 한국에서 헨델의 바로크 오페라 <리날도>를 비롯해 <토스카>, <라 트라비아타> 등을 공연하면서 선보였던 세련된 무대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관객이라면 더욱 기대가 컸을 법하다. 그러나 이날 무대는 거대한 기둥 네 개와 중앙의 큰 의자만 두드러질 정도로 단순했다.

다섯 주역 가운데 장군 홀로페르네스 역의 메조소프라노 메리 엘렌 네시와 부관 바고아 역의 소프라노 자친타 니코트라는 안정된 기교로 바로크 아리아의 우아한 매력을 잘 살렸다. 특히 자친타 니코트라는 빠른 패시지가 많은 바로크 음악 특유의 멜리스마 기교를 능란하게 소화시키면서 극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유디트 역의 티치아나 카라로와 시녀 아브라 역의 로베르타 칸치안, 우치야 역의 알레산드라 비젠틴은 음색이 메마르고 안정감이 없어서 바로크 아리아의 우아한 매력을 살리는 데는 불충분했다. 알레산드라 비젠틴은 프레이징의 끝을 안정감 있게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눈에 띄었다.

로시니 전문가인 지휘자 조반니 바티스타 리곤은 섬세한 지휘로 고악기군으로 짜인 25인조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을 이끌었지만 간혹 고악기가 아닌 관악기의 소리가 튀어 거슬렸다. 또한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은 소리가 트이지 않아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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