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퍼플
‘하드록의 살아있는 전설’ 32년간 수많은 명곡세례
잦은 멤버 교체 굴곡에도 부단한 음악적 성취 이뤄
잦은 멤버 교체 굴곡에도 부단한 음악적 성취 이뤄
다시 한국 오는 딥퍼플 1999년 7월31일 인천 송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졌다. 하늘이 뚫린 듯한 폭우로 공연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밴드는 아예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하드록의 ‘살아 있는 전설’ 딥퍼플 차례였다. 말리는 매니저와 스태프의 손길을 뿌리치고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감동한 1만여 관객들은 진흙 범벅으로 펄펄 뛰며 빗속 축제를 즐겼다. 이날 모습은 지금도 회자되는 공연계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모두들 페스티벌에 매우 상기된 표정이었죠. 아무리 거센 비바람도 그들의 열정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였고, 그런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우린 끝까지 공연을 펼쳤어요.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을 이번에도 만나고 싶습니다.” 오는 18일 저녁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내한공연을 펼치는 딥퍼플은 최근 <한겨레>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968년 데뷔해 레드 제플린과 70년대 록 음악계를 양분했던 이들은 32년 동안 ‘스모크 온 더 워터’ ‘하이웨이 스타’ ‘솔저 오브 포춘’ 등 많은 명곡들을 내놓으며 1억장 넘는 음반을 팔아치웠다. 딥퍼플은 스타 한둘로 기억되는 밴드가 아니다. 딥퍼플 1기, 2기, 3기… 등으로 불릴 정도로 멤버들이 끊임없이 바뀌었다. 리치 블랙모어, 토미 볼린 등 기타리스트와 존 로드(키보드), 데이비드 커버데일(보컬), 글렌 휴즈(베이스) 등이 거쳐갔다. 잦은 멤버 교체와 재결합을 거쳐 지금은 이언 길런(보컬), 스티브 모스(기타), 로저 글로버(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돈 에어리(키보드) 등이 몸담고 있다. 이런 굴곡을 거치면서도 꾸준한 음악적 성취와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는 점이 놀랍다. “딥퍼플은 그동안 많은 문제를 겪어왔어요. 그럴 때마다 늘 지혜롭게 풀려고 노력해왔죠. 1993년 딥퍼플은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었고, 당시 투어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리치 블랙모어가 팀을 떠나고 난 뒤 다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다들 ‘좋아, 다시 한번 해보자!’ 하고 외쳤죠. 지금 우린 가장 안정적이고 최고의 라인업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서 다시 한번 여러분 가슴속에 살아 있는 딥퍼플을 끄집어내겠습니다.” (02)3443-9969.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나인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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