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에브리맨>
서강대와 연세대가 각각 50주년과 개교 125주년을 맞아 동문 연극인들을 모아 기념 연극을 올린다. 수많은 연극인을 배출하며 한국 연극 발전에 기여해온 서강연극회와 연세극예술연구회 출신들이 총출동해 자존심 대결이 볼 만하다. 서강대 개교 50주년 기념사업회와 서강연극회는 서양연극의 모태가 되는 중세 연극 <에브리맨>과 <미라클>을 선보인다.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하는 <에브리맨>은 인간이 추구하는 정념이나 가치들이 의인화한 우화적 도덕극이다. 국내에 <만인>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작품으로, 죽음을 앞둔 주인공의 마지막 가는 길을 우화극으로 그린다. 에브리맨은 죽음의 여행길에 생전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인 ‘우정’, ‘친척’, ‘재물’, ‘미모’, ‘지혜’, ‘힘’ 등과 동행하고 싶어 하지만 끝까지 그와 함께하고 구원으로 이끄는 것은 ‘참회’와 ‘선행’이라는 이야기. 공연은 ‘에브리맨’이라는 클럽에서 하는 극중 극 형식으로 진행되며, 인간이 추구하는 정념이나 가치들이 의인화해 친구로 등장한다. 차근호 극작가가 각색하고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가 연출하며, 배우 조희봉, 이화룡, 박윤석, 이영광, 성우 김상현씨 등이 출연한다. 최용훈 연출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는 여러 가치에 대한 성찰을 다룬 작품”이라며 “철학적이고 무겁기만 한 연극이 아니라,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재미도 갖추면서 진지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서강대 청년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야외 거리극으로 펼쳐지는 성서극 <미라클>은 구약성서 창세기에서부터 신약성서 최후의 심판까지를 다룬 순환극이다. 시민들이 직접 제작하고 참여하고 즐기는 공동체 연극의 성격으로 ‘신비극’, ‘기적극’, ‘수난극’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1311년부터 성체축일에 전 유럽국가에서 공연된 대규모 야외극의 전통을 따라 캠퍼스 전체를 무대로 여러 장소를 옮겨다니며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예수의 탄생’ 등 성서의 주요내용을 담아낸다. 김종석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가 예술감독과 총연출을 맡고, 강봉훈, 도재형, 정성훈, 김진경씨 등이 연출가로 참여한다. 서강대연극회 출신 전문 연기자뿐 아니라 재학생, 교수, 신부, 동문, 그리고 마포구립합창단, 마포소년소녀합창단,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 용인대 무용단 등 450여명이 참여한다. 김종석 연출가는 “신비로운 성경 이야기를 되살리는 게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의 삶과 연관시키면서 관객들의 실제적인 역사성을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02)705-7938.
연극 <피가로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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