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싱어송라이터 시와(본명 강혜미)
잔잔하게 번지는 ‘시와’ 음반
요새 텔레비전을 점령한 주류 음악이 시속 150㎞로 질주하는 스포츠카라면, 그의 음악은 산들바람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다. 주류 음악이 매콤 새콤 달콤한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비빔면이라면, 그의 음악은 처음엔 심심한 듯해도 갈수록 깊은 맛이 배어나는 평양냉면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와(본명 강혜미)가 일으키는 잔잔한 바람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음악 치료’ 배우다 가수 데뷔
담백하고 소박한 음악 ‘호평’
혼자서 녹음·제작·유통 도맡아 그가 최근 내놓은 1집 <소요>는 음악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음반 매장 ‘향뮤직’에서 7주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음악 웹진, 잡지, 평론가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그에 대한 인터뷰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높지도 낮지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담백한 목소리, 투명한 기타와 정갈한 피아노, 느리고 소박한 노랫말…. ‘마음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걷는 것’을 뜻하는 음반 제목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악이 봄바람을 타고 듣는 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별다른 의도나 목표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소요하듯 만든 음반인데, 생각도 못한 곳에 이른 것 같아요. 잇따른 인터뷰와 홈페이지에 몰리는 관심들,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 그는 여전히 꿈꾸는 듯한 얼굴로 담담히 얘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표정. 노래를 하게 된 시작부터가 그랬다. 특수학교 교사였던 그는 음악 치료 과정을 배우며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였다. “생각을 끊어내고 그저 느껴보라”는 음악 치료사의 가르침을 부단히도 실천에 옮겨보려다 실패한 그는 어느날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갔다. “돌계단에 앉아 앞에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갑자기 잡념이 사라지더니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가지 모습,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풍경 소리가 마음속으로 들어와 가득 차더라고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거예요. 집에 와서 그 멜로디에다 노랫말을 붙여봤죠.” 2004년 5월 그렇게 만든 첫 노래가 ‘길상사에서’다. 이듬해 그는 우연히 서울 홍대 앞 라이브클럽 ‘빵’에 공연을 보러 갔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 얼굴이 그렇게 행복해보일 수가 없었다. 무작정 사장을 만나 “여기서 노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세 차례 오디션 끝에 통과한 그는 2006년 2월 ‘빵’에서 첫 공연을 했다. 2007년 ‘길상사에서’ 등 네 곡을 담은 미니앨범(EP)을 발표했다. 이후 정규 음반이 기대되는 음악인 리스트에서 시와라는 이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노래는 꿈꾸듯 할 수 있었지만, 정식 음반을 만드는 건 현실이었다. 혼자서 녹음, 제작, 유통, 홍보까지 도맡는 건 결코 녹록지 않았다. 누리집(www.withsiwa.com)을 통해 팬들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모자란 제작비를 충당하고, 방송국 심의와 저작권 등록 등 관련 업무를 좌충우돌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라디오 방송국에 찾아가 직접 시디를 돌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써온 ‘1집 제작 일기’를 누리집에 올렸다. 요즘은 개인 블로그(blog.naver.com/audetd1)에 ‘음반 만들기’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올리고 있다. “홍대 앞에는 저처럼 혼자 음악 하고 음반을 내려는 이들이 많아요. 제가 몸소 부대끼며 터득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정리해 올리고 있죠.” 그는 1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하니티브이(TV) 개국 첫돌 및 한겨레 창간 22돌 기념 공개방송’ 무대에 사회자로 오른다. 직접 노래도 부른다. “이 봄, 제 노래와 함께 다들 소요했으면 좋겠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주성용 작가 제공
담백하고 소박한 음악 ‘호평’
혼자서 녹음·제작·유통 도맡아 그가 최근 내놓은 1집 <소요>는 음악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음반 매장 ‘향뮤직’에서 7주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음악 웹진, 잡지, 평론가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그에 대한 인터뷰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높지도 낮지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담백한 목소리, 투명한 기타와 정갈한 피아노, 느리고 소박한 노랫말…. ‘마음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걷는 것’을 뜻하는 음반 제목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악이 봄바람을 타고 듣는 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별다른 의도나 목표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소요하듯 만든 음반인데, 생각도 못한 곳에 이른 것 같아요. 잇따른 인터뷰와 홈페이지에 몰리는 관심들,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 그는 여전히 꿈꾸는 듯한 얼굴로 담담히 얘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표정. 노래를 하게 된 시작부터가 그랬다. 특수학교 교사였던 그는 음악 치료 과정을 배우며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였다. “생각을 끊어내고 그저 느껴보라”는 음악 치료사의 가르침을 부단히도 실천에 옮겨보려다 실패한 그는 어느날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갔다. “돌계단에 앉아 앞에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갑자기 잡념이 사라지더니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가지 모습,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풍경 소리가 마음속으로 들어와 가득 차더라고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거예요. 집에 와서 그 멜로디에다 노랫말을 붙여봤죠.” 2004년 5월 그렇게 만든 첫 노래가 ‘길상사에서’다. 이듬해 그는 우연히 서울 홍대 앞 라이브클럽 ‘빵’에 공연을 보러 갔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 얼굴이 그렇게 행복해보일 수가 없었다. 무작정 사장을 만나 “여기서 노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세 차례 오디션 끝에 통과한 그는 2006년 2월 ‘빵’에서 첫 공연을 했다. 2007년 ‘길상사에서’ 등 네 곡을 담은 미니앨범(EP)을 발표했다. 이후 정규 음반이 기대되는 음악인 리스트에서 시와라는 이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노래는 꿈꾸듯 할 수 있었지만, 정식 음반을 만드는 건 현실이었다. 혼자서 녹음, 제작, 유통, 홍보까지 도맡는 건 결코 녹록지 않았다. 누리집(www.withsiwa.com)을 통해 팬들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모자란 제작비를 충당하고, 방송국 심의와 저작권 등록 등 관련 업무를 좌충우돌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라디오 방송국에 찾아가 직접 시디를 돌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써온 ‘1집 제작 일기’를 누리집에 올렸다. 요즘은 개인 블로그(blog.naver.com/audetd1)에 ‘음반 만들기’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올리고 있다. “홍대 앞에는 저처럼 혼자 음악 하고 음반을 내려는 이들이 많아요. 제가 몸소 부대끼며 터득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정리해 올리고 있죠.” 그는 1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하니티브이(TV) 개국 첫돌 및 한겨레 창간 22돌 기념 공개방송’ 무대에 사회자로 오른다. 직접 노래도 부른다. “이 봄, 제 노래와 함께 다들 소요했으면 좋겠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주성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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