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출가 그룹 이번엔 ‘전쟁’ 출사표
6인 6작품 대학로 공연
국가·사회·자신과의 전쟁…
영화기법·신체연극 등 시도
여성의 눈으로 섬세한 구현
국가·사회·자신과의 전쟁…
영화기법·신체연극 등 시도
여성의 눈으로 섬세한 구현
대학로 연극동네에서 활동하는 20~30대 패기만만한 여성 연출가들이 전쟁을 주제로 연극제를 열었다.
18일부터 서울 대학로 키작은소나무 소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6회 여성연출가전는 ‘뉴 워, 전쟁이다!’라는 부제 그대로 전쟁을 바라보는 여성 연출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비교·감상하는 무대이다. 국가 간의 전쟁을 비롯해 부조리한 사회 체제와의 전쟁, 자신과의 전쟁 등 이 시대의 다양한 전쟁의 모습이 6개 작품들에 담긴다.
여성연출가전은 연극계의 소수자인 젊은 여성 연출가들이 모여 여성의 시선으로 해석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자 기획됐다. 젊은 여성 연출가들의 섬세한 시각과 치열한 실험 정신을 100석의 작은 소극장에서 가깝게 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연출집단 여고(女go) 대표 백순원(37·극단 시공 대표) 씨는 “기성 연출가들과 신인 연출가들이 공연제작, 공연 진행, 홍보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장”이라며 “우리 역사의 수많은 전쟁 속의 인간의 모습을 여성의 시각으로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첫 작품인 백순원 연출가의 <인형의 집>(18~26일)은 <페르귄트>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원작을 요즘 시대에 맞게 각색했다. 여주인공 노라가 가정에서 어머니와 아내, 사회에서 가정주부라는 사회 울타리 속 가상의 모습을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자신과의 전쟁을 보여준다. 정주란, 이정국, 한경희, 이성일, 도원욱 등 젊은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정혜경(38·공연집단 우리동네 사진관 대표)씨가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사랑 찾기, 칠천만분의 일>(28일~6월6일)은 남북한 연방제의 통일 원년을 연극 무대로 옮긴 독특한 작품. 통일 후 겪게 될 문화적인 이질성을 남북한 남녀의 사랑 찾기를 통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북한 민중이 남한으로 몰리는 상황속에서 어느 고시원을 배경으로 세 쌍의 남녀가 생활습관, 문화, 교육, 언어 등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박탈감, 소외감 등을 사랑으로 극복해낸다는 이야기다. 오주석, 강석, 송숙희, 안희주, 이세랑 등 출연. 홍영은(28·극단 조컴퍼니 극작가) 연출가의 <청춘, 전쟁이다>(6월7~16일)는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를 전쟁의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 부자간에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과정을 느와르 영화같은 기법으로 연출했다.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아들을 멀리 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서 상처를 받고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아들의 대결을 공재민, 송인경, 최재훈, 김두봉, 정필구 등이 연기한다. 염상애(36·극단 비천 대표) 연출가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도구)를 활용하여 신체연극 <멕베스, 오브제-ㄱ션!>(6월18~27일)으로 풀어낸다. 인간의 욕망과 그것이 빚어내는 극한의 부딪힘인 전쟁의 실상을 드러낸다. 공재민, 송인경, 최재훈, 김두봉, 정용규 등 배우들의 몸짓과 고리, 원구, 직선, 사면체 등 다양한 물건들의 어울림이 관심거리. 이번 연출가전에 처음 참가하는 염상애씨는 “극단을 창단한 뒤로 정식 공연을 못 올려 초조하던 참에 공연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며 “기존 연극이 하지 못한 다양한 실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수희(34·극단 미인 대표) 연출가는 일본에서 16년간 공연된 사카테 요지의 모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싸우는 여자>(6월29일~7월7일)를 선보인다. 여배우 우미화씨와 남자 배우 조주현씨가 번갈아 라디오 디제이로 등장해 저예산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전쟁, 환경, 인간복제, 자살 등 사회문제를 들춰낸다. 공연 기간 중에 사카테 요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연출가는 “일본 공연에서는 여배우가 출연했지만 한국 공연에서는 남녀 배우가 번갈아 등장하는 두개의 버전으로 만들어서 인간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를 말하려고 한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김민경(31·극단 노마드 대표) 연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고전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7월9~18일)을 한국적인 리듬과 색체로 재구성했다. 윤경원, 김수민, 김태영, 김수환, 이진경, 임형섭 등이 전쟁의 폐해 속에서 전쟁으로 먹고 살아가는 억척어멈과 주변인물로 등장해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를 묻는다. 7월18일까지. (02)742-605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연출집단 여고 제공
여성연출가 그룹 이번엔 ‘전쟁‘ 출사표. 사진 연출집단 여고 제공
첫 작품인 백순원 연출가의 <인형의 집>(18~26일)은 <페르귄트>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원작을 요즘 시대에 맞게 각색했다. 여주인공 노라가 가정에서 어머니와 아내, 사회에서 가정주부라는 사회 울타리 속 가상의 모습을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자신과의 전쟁을 보여준다. 정주란, 이정국, 한경희, 이성일, 도원욱 등 젊은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정혜경(38·공연집단 우리동네 사진관 대표)씨가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사랑 찾기, 칠천만분의 일>(28일~6월6일)은 남북한 연방제의 통일 원년을 연극 무대로 옮긴 독특한 작품. 통일 후 겪게 될 문화적인 이질성을 남북한 남녀의 사랑 찾기를 통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북한 민중이 남한으로 몰리는 상황속에서 어느 고시원을 배경으로 세 쌍의 남녀가 생활습관, 문화, 교육, 언어 등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박탈감, 소외감 등을 사랑으로 극복해낸다는 이야기다. 오주석, 강석, 송숙희, 안희주, 이세랑 등 출연. 홍영은(28·극단 조컴퍼니 극작가) 연출가의 <청춘, 전쟁이다>(6월7~16일)는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를 전쟁의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 부자간에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과정을 느와르 영화같은 기법으로 연출했다.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아들을 멀리 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서 상처를 받고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아들의 대결을 공재민, 송인경, 최재훈, 김두봉, 정필구 등이 연기한다. 염상애(36·극단 비천 대표) 연출가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도구)를 활용하여 신체연극 <멕베스, 오브제-ㄱ션!>(6월18~27일)으로 풀어낸다. 인간의 욕망과 그것이 빚어내는 극한의 부딪힘인 전쟁의 실상을 드러낸다. 공재민, 송인경, 최재훈, 김두봉, 정용규 등 배우들의 몸짓과 고리, 원구, 직선, 사면체 등 다양한 물건들의 어울림이 관심거리. 이번 연출가전에 처음 참가하는 염상애씨는 “극단을 창단한 뒤로 정식 공연을 못 올려 초조하던 참에 공연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며 “기존 연극이 하지 못한 다양한 실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수희(34·극단 미인 대표) 연출가는 일본에서 16년간 공연된 사카테 요지의 모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싸우는 여자>(6월29일~7월7일)를 선보인다. 여배우 우미화씨와 남자 배우 조주현씨가 번갈아 라디오 디제이로 등장해 저예산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전쟁, 환경, 인간복제, 자살 등 사회문제를 들춰낸다. 공연 기간 중에 사카테 요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연출가는 “일본 공연에서는 여배우가 출연했지만 한국 공연에서는 남녀 배우가 번갈아 등장하는 두개의 버전으로 만들어서 인간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를 말하려고 한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김민경(31·극단 노마드 대표) 연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고전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7월9~18일)을 한국적인 리듬과 색체로 재구성했다. 윤경원, 김수민, 김태영, 김수환, 이진경, 임형섭 등이 전쟁의 폐해 속에서 전쟁으로 먹고 살아가는 억척어멈과 주변인물로 등장해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를 묻는다. 7월18일까지. (02)742-605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연출집단 여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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