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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무대 오른 ‘진흙탕 선거판’

등록 2010-05-20 21:26수정 2010-05-21 20:48

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토니상 수상작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게임같은 선거 통해 ‘승리’ 가치 되물어
불법 정치자금과 언론 조작, 색깔론과 흑색 선전, 성추문….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들이다. 우리나라 선거판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극단 신작로의 신작 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연출 이영석·사진)이 선거철과 맞물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1972년 미국 한 도시의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지는 정치권의 부패와 비리, 그리고 야합을 소재로 신랄하게 꼬집는 정치 코미디극이다. 미국 극작가이자 배우 제이슨 밀러(1939~2001)가 197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이듬해 토니상 작품상과 연출상,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1982년과 1999년 두차례 연극으로 만들어져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70년대 미국 정치권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정치 현실을 비추어보게 하는 반면교사로, ‘승리’가 담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되묻게 한다.

무대는 미국 동부의 소도시 사우스 스크랜턴. 고교 시절 펜실베이니아주 농구선수권대회 챔피언이었던 동창생 네 명이 당시 농구팀의 코치 집에 모인다. 40살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이들은 각각 시장(조지)과 중학교 교장(제임스), 사업가(필) 등으로 성공해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왕년 멤버들이 다시 모인 것은 코앞으로 닥친 시장 선거 때문. 현재 시장인 조지가 젊은 유대계 후보 노먼 샤맨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동창들은 조지의 재선을 위해 인종차별주의자이자 극우주의자인 코치의 주도 아래 냉혹한 선거 전략을 짠다. 그러나 조지의 승산이 없자 사업가 필은 발을 빼려고 하고, 차기 교육감을 노리는 제임스는 필이 조지의 아내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폭로한다. 또한 필도 제임스가 은밀히 시장에 출마할 계획이라는 것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코치는 옛날 농구경기 결승전 중계 테이프를 틀어주면서 25년 전처럼 결속을 강요한다.

연극은 마치 공격과 방어, 반칙과 역전이 거듭되는 농구 게임처럼 다섯 명의 우정과 배신, 음모, 그리고 화해의 과정이 꼬리 물면서 극적으로 전개된다. 임형택·유하복·김승언·고승수·오대석 등 다섯 배우가 펼치는 팽팽한 연기대결과 앙상블이 긴장감의 끈을 끝까지 잡아당긴다. 배우들과 연출가가 숨 쉴 여유조차 없이 빠르게 이야기를 끌어가다 보니 극 중간에 숨어 있는 웃음 코드를 지나치기 쉽고, 풍자 가득한 대사들을 음미할 여유를 빼앗길 우려도 있다. 30일까지 서울 혜화동 나온시어터. (070)8116-7690.

정상영 기자, 사진 극단 신작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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