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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젊은 연극인들 ‘전쟁’을 고발하다

등록 2010-06-01 19:03수정 2010-06-01 22:02

6·25 60돌 맞아 ‘100페스티벌’
대학로 곳곳 ‘세계 전쟁터’ 비명
젊은 연극인들이 올해 한국전쟁 60돌을 기념해 지구상에 벌어졌던 갖가지 전쟁의 추악함을 고발하는 연극제를 벌인다.

비상업적 연극을 지향하는 젊은 극단들의 모임인 ‘100 연극 공동체’는 ‘전쟁 그리고 분단’을 주제로 연극제 ‘100 페스티벌 2010’을 지난 1일부터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과 행복한극장, 우석레퍼토리극장 등에서 나눠 열고 있다. 7월4일까지 열리는 연극제에서는 한국전쟁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내전, 보스니아 내전, 세계 2차대전까지 아우르는 전쟁의 참상과 고통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11개의 다양한 시선으로 들여다보았다.

극단 동숭무대와 극단 에스가 6일까지 <고도>(임정혁 각색·연출)와 <청구서>(안재승 작·박연용 연출)로 연극제의 첫 막을 연다. <고도>는 일본 극작가 히로시마 고야가 사뮈엘 베케트(1906~1989)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모티브를 빌려 쓴 희곡 <사라예보의 고도>가 원작. 보스니아 내전 속에서도 연극 <고도를…>를 공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넘나들며 그렸다. <청구서>는 지난해 한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폭압적인 한 가장이 파산한 뒤 파키스탄으로 도망쳐 자작 인질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개되는 갖가지 소동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의 외교력 부재, 특종 잡기에 혈안이 된 언론의 선정적 보도행위, 보수집단의 아집과 종교계의 독선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극단 다가 15~27일 첫선을 보이는 <사이공의 흰옷>(오일영 극본·임세륜 연출)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관심을 끈다. 베트남 작가 응 우옌반봉의 원작으로, 1960년대 베트남 사이공을 배경으로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싸운 베트남 여고생 프엉의 모진 삶을 추적했다. 임 연출가는 “베트남인의 시선으로 베트남 전쟁을 말하고자 한다”며 “원작에 없는 한국군을 등장시켜 대한민국이 베트남전의 가해자라는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페인 출신 작가 페르난도 아라발(78) 원작을 연극 무대로 옮긴 두 작품도 눈에 띈다. 극단 작은신화의 <게르니카>(8~13일 정승현 연출)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동족 살해의 잔인함을 아라발 특유의 풍자로 비꼰 작품이다. 또 극단 지구연극연구소의 <전쟁 통의 소풍>( 8~13일·임주현 연출)은 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병사 앞에 갑자기 그의 부모가 나타나 점심식사를 제안한다는 우스꽝스런 내용이다.

이밖에 한국 분단의 아픔을 그린 연극집단 반의 <더 옐로우 라인>(8~13일 김민정 작·서지혜 연출),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다룬 극단 가변의 <인내의 돌>(29일~7월4일 황진주 극본·이성구 연출), 소녀 안네 프랑크의 눈에 비친 전쟁의 비극을 그린 극단 혼의 <안네의 일기>(22~27일 연출 이현빈) 등도 선보인다. 또한 칠레 출신의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68)의 반전 희극을 무대화한 극단 바람풀의 <디 아더 사이드>(15~20일 임선빈 연출), 작곡가 윤이상(1917~1955)을 소재로 한 극단 은세계의 <윤이상, 나비이마주>(22~27일 홍창수 작·이동준 연출), 전쟁 이후 사회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극단 각인각색의 <돌팔매>(15~20일 김철영 작·고태호 연출)도 초연 무대이다.

연극제 기간에는 서울우수예술축제-우수예술축제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축제인 만큼 사전·사후 워크숍을 통해 자체적인 평가도 연다. 또 헌혈증 모으기,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과의 소통 자리도 마련한다.

김태훈(극단 지구연극연구소장) 연극제 운영위원장은 “상업성 추구보다는 진지한 성찰을 꾀하는 작품들을 공모로 선별했다”면서 “관객들이 11개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전쟁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고 밝혔다.


‘100 페스티벌’은 2005년 젊은 연출가들이 “흥행을 위한 연극제작시스템에서 벗어나 순수한 연극정신을 회복하자”며 벌인 ‘오목전’으로 출발해 올해 여섯번째 관객을 맞이한다. 070-7556-462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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