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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몽환과 익살,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

등록 2010-06-01 19:06

<그레타 가르보> 세실 비튼
<그레타 가르보> 세실 비튼
세실 비튼 ‘세기의 아름다움’전
전기 작가 휴고 비커스 “미의 마법사 이해할 기회”




옥수수 벼슬 같은 모자를 쓴 배우 오드리 헵번의 장난기 어린 자태를 기억하는가.

이 포즈를 찍은 영국 사진가 세실 비튼(1904~1980)은 여복이 많은 사나이였다. 세계 최고의 여배우들이 그의 시선으로 찍히기를 좋아했다. 비튼은 바로크, 로코코풍의 고전적 앵글에 무대 같은 공간 연출, 기발한 패션을 조합시켜 각양각색 분위기를 빚어냈다. 한겨레신문사와 주한영국문화원이 마련한 인물 사진 대가 세실 비튼의 첫 한국전 ‘세실 비튼-세기의 아름다움’(7월24일까지, 1666-4252)이 호평 속에 열리고 있다. 오드리 헵번, 비비언 리, 마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레타 가르보, 마를레네 디트리히 등 세기의 여배우 6명을 찍은 사진을 모은 이 전시는 중장년층 여성과 연인들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시 기획자 최인아씨가 최근 영국에서 비튼의 전기작가 휴고 비커스를 만나 비튼의 작품세계에 나눈 대화를 간추려 소개한다.

-비튼의 전기에서 그를 ‘이상한 나라의 악동’이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오즈의 마법사’처럼 그의 사진은 몽환적이면서도 익살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그런 면모를 빗대어 쓴 것이다.”


<오드리 헵번> 세실 비튼
<오드리 헵번> 세실 비튼
-비튼은 여성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며 명배우들을 찍었나?

“비튼은 연출을 통해 자기 기준대로 완벽한 미를 재현하고 싶어 했다. 오드리 헵번은 코가 너무 길며, 턱은 너무 뾰족하고, 목은 너무 가늘다고 묘사했는데, 찍을 때는 그런 단점들을 최소화시키면서 희극적 요소를 부각시켰다. 요즘 포토샵 효과를 적용한 셈이다. 그가 흠모했던 그레타 가르보 사진도 원래 여권용으로 찍었지만, (연출이) 정말 뛰어난 작품이다.”

-비튼은 무대 의상·세트 디자이너로도 유명했다는데?


“다방면의 끼를 지닌 천재 예술가였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오드리 헵번 의상은 지금도 여성성과 우아함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 전시는 <마이 페어 레이디>의 거의 모든 의상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의상들은 과장이 심해 희극적이기까지 하지만 불편하지 않다. 비튼이 헵번과 찍은 사진을 보면 마치 초콜릿 상자를 포장한 거대한 리본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웃음). 헵번은 드레스가 꽉 끼여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다. 그 정도로 완벽한 이미지를 위한 조형적 연출을 아끼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전시의 의미를 짚어달라.

“비튼은 패션, 문학, 사진, 미술 등에서 미에 대한 집착을 여실 없이 표현한 미의 전도사였다. 패션 감각과 인물 표현 등은 지금 봐도 손색없을 만큼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이 전시는 그의 미학과 작가성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정리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컬쳐앤아이리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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