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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삼라만상 소리 내는 ‘절창’ 여깄소

등록 2010-06-03 21:13

왼쪽부터 성우향, 박송희, 성창순.
왼쪽부터 성우향, 박송희, 성창순.
‘득음-5대 명창 눈대목’




판소리 대표 명창들 한무대서 ‘드문 공연’
평생걸려 얻은 소리 번갈아 펼쳐놓기로

판소리 명창은 목소리로 삼라만상의 소리를 낸다. 오랜 소리 공부로 목이 트여 모든 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득음의 경지에 올라야 명창의 반열에 설 수 있다.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는 광대의 네 가지 구비조건을 묘사한 ‘광대가’에서 득음을 “오음(五音)을 분별하고 육률(六律)을 변화하여 오장에서 나는 소리를 농악하여 자아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득음의 경지는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같은 음정이고 가사이고 장단이라도 유난히도 소리가 특별히 잘 될 때가 있어. 그것을 ‘앵긴다’라고 하는데 저도 모르게 음이 나오고 전체 분위기를 휘어잡게 되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 성창순(77) 명창은 “득음의 경지는 나 자신도 60년 동안 두어 번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송순섭.
송순섭.
득음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소리꾼들은 깊은 산, 폭포 밑, 동굴 등에서 여러 해에 걸쳐 목에서 피가 나도록 소리를 질러서 수련을 했다. 이 과정에서 목이 쉬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는데 상한 목을 치료하려고 여러 해 삭힌 똥물을 마시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송순섭(74·<적벽가> 예능보유자) 명창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는 마음가짐으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득음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성우향 (78·<춘향가> 예능보유자) 명창은 “득음을 이루려고 호랑이 꼬랑지를 놓지 못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평생 소리를 붙잡고 살았다”고 털어놓았다.

안숙선(61·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 명창도 “이제 득음을 했다 싶으면 소리가 저만치 가 있더라”며 “옛 어른들 말씀대로 하루 세 끼 먹는 밥처럼 소리를 입에 붙여두고 살았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판소리의 최고 경지인 득음에 오른 5대 명창을 초청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매일 저녁 8시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득음-5대 명창 눈대목’ 특별 공연을 마련한다.



안숙선.
안숙선.
7일 성우향 명창을 시작으로, 8일 성창순 명창, 9일 박송희(83·<흥보가> 예능보유자) 명창, 10일 송순섭 명창, 11일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다섯 바탕이 이어진다. 안숙선 명창은 2003년 타계한 판소리 <수궁가> 전 예능보유자 고 정광수 명창을 잇는 동편제 소리의 맛을 보여준다.

한국 판소리를 대표하는 문화재 다섯 명창이 같은 무대에 잇따라 서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판소리의 대중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 그래서 일반 관객들이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3~5시간씩 걸리는 완창이 아니라 주요 대목만을 골라 제자들과 번갈아 1시간30분간 선보이는 눈대목 공연으로 기획했다.

‘일 고수 이 명창’의 판소리 격식답게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정철호, 송원조 고수를 비롯해 김청만, 조영제, 조용수씨 등 유명 고수 10명이 소리북을 잡는다.

국립창극단 소속 박애리(33·<춘향가> 이수자)씨와 ‘예솔이’로 유명했던 소리꾼 이자람(31·<심청가> 이수자)씨가 사회를 맡는다. (02)3011-2178~9.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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