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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멕시코 뮤지컬의 색다른 느낌

등록 2010-06-15 19:17

 뮤지컬 ‘앙주’
뮤지컬 ‘앙주’
[리뷰] 대구에서 선보인 뮤지컬 ‘앙주’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멕시코의 대형 뮤지컬 <앙주>가 14일 저녁 대구 오페라하우스 대극장에서 국내 첫선을 보였다.

16세기 격동의 프랑스 왕실을 배경으로 권력을 향한 암투와 사랑, 종교 분쟁을 록 음악이 바탕이 된 멕시코 팝 선율로 버무린 음모극이다. 왕권을 지키기 위해 세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딸의 결혼마저 종교 학살에 이용하지만 끝내 아들로부터 배반을 당하는 비정한 어머니 카트린(카탈리나) 왕비의 삶이 극의 중심이다. 여기에 딸 마고 공주와 왕비의 정적인 신교도의 지도자 아르투로의 사랑, 셋째 아들 엔리케의 반항이 더해져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인간의 가치를 무시한 채 야망과 욕심만을 좇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경고하는 작품이다.

<앙주>는 중남미 문화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텔레노벨라(텔레비전 소설)의 스타일을 충실하게 따랐다. 화려한 춤이나 연기, 무대 장치 없이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처럼 설명적 대사에 의존하다 보니 노래나 극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신·구교도의 해묵은 갈등을 새로 왕위에 오른 엔리케가 매부 아르투로에게 느닷없이 사랑 고백으로 해결하려는 반전은 생뚱맞아 보인다.

그럼에도 빠른 전개와 그로테스크한 극의 분위기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뮤지컬과는 또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던 카탈리나 왕비 역의 여배우 리슬 라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연기와 빼어난 가창력이 두드러졌다.

연출가 에드가르도 라는 기자회견에서 “16세기 프랑스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멕시코 음악을 삽입하는 등 남미적인 요소를 적극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제인 베르제르도 “공포가 담겼으면서도 역사적인 것도 껴안아 조합이 멋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제인 베르제르는 이날 오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자신이 프로듀싱한 작품 <어 리틀 나이트 뮤직> 등으로 4개의 토니상을 받기도 했다.

뮤지컬 <앙주> 공연 뒤에는 오페라하우스 야외광장에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려 1시간여 동안 인기 뮤지컬 배우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올해 4번째를 맞는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은 7월5일까지 폐막작인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사파이어>와 미국의 <아카데미> 등 국외 4편과 국내 5편의 공식초청작을 비롯해 <번지점프를 하다>, <풀하우스> 등 국내 창작지원작 6편,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본선 진출작 10편 등 26편을 공연한다.

대구/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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