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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죽음 앞의 한국인을 보다

등록 2010-06-17 20:43수정 2010-06-18 13:54

창작연극 ‘인어도시’  공연사진
창작연극 ‘인어도시’ 공연사진
고선웅씨 창작연극 ‘인어도시’
시골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호스피스 병실 7002호. 시한부 환자 5명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 앞에 어느날 200살 먹은 인어가 나타나 자신의 먹이가 되어달라고 요구한다.

대학로의 소문난 이야기꾼 고선웅(42·극단 마방진 대표)씨의 극작·연출의 창작초연 연극 <인어도시>가 1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올랐다. 두산아트센터가 한국·중국·일본 세나라 현대인들의 고민을 각 나라 연극으로 살펴보는 ‘인인인 시리즈’의 세번째 한국편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과 공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근·현대사가 몹시 피곤한 시대이다 보니 사람들은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감추고 싶은 상처를 드러내어 트라우마를 치유해주고 싶습니다.”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한 고선웅씨는 “현대인의 무거움을 덜어 가볍게 해주고 싶은 것이 연극의 의도”라고 밝히고, “관객들이 자기 삶에 투영된 고민과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고 더 이상 자신을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명의 환자는 막상 죽음의 순간이 오자 자신의 삶을 미화하고 집착한다. 연극을 위해 고 연출가는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가 시한부 암환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는 “대부분 암의 원인이 스트레스였다”며 “모두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고, 살고 싶은 욕망에 집착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는 200살 먹은 인어가 등장하고 바다고기인 아귀가 저수지에 사는 등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설정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출가는 “1998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클론, 인간복제 등이 화두가 되었을 때 문득 반인반수를 상징하는 인어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주제가 무거워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작품 배경이 된 저수지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레테의 강과 같은 개념이다. 인간이 죽어서 가는 정류소이고 다시 태어나는 삶과 죽음의 중간 지대이자, 한국인들의 고민과 상처가 고여 있는 곳이다. 염동헌 정인겸 박호영 하성광 등 출연. 7월11일까지. (02)708-5001.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창작연극 ‘인어도시’  공연사진
창작연극 ‘인어도시’ 공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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