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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소극장 토종 뮤지컬, 제대로 빵 터졌네

등록 2010-06-22 21:24수정 2010-06-23 13:42

‘빨래’
‘빨래’
‘불황 속 인기’ 창작극 6편
‘빨래’ 6년 관객 17만명 코앞
‘김종욱 찾기’ 1인 22역 인기

<빨래>는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서점 여직원 나영과 몽골 청년 솔롱고의 사랑을 담은 잔잔한 작품이다. 2005년 초연 당시 기존 뮤지컬들이 꺼리는 부당 해고,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소외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문제와 소시민의 삶을 과감하게 소재로 삼아 화제를 모았다. 신나고 즐거운 뮤지컬에 싫증 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며 6년째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이자 연출가 추민주와 작곡가 민찬홍은 이달 초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사·작곡상과 극본상을 받았다. 오는 27일까지 상반기 공연을 마친 뒤 내달 7일부터는 오픈런 공연과 함께 지방 순회공연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7월에 1000회 공연과 17만명 관객을 앞두고 있다.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하는 <김종욱 찾기>는 7년 전 우연히 만난 첫사랑을 찾아 나선 여자와 첫사랑을 찾아주는 직업을 가진 남자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다.


왼쪽부터 ‘뮤직 인 마이 하느’,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왼쪽부터 ‘뮤직 인 마이 하느’, ‘오! 당신이 잠든 사이’
2006년 6월 창작 뮤지컬계 블루칩 장유정(극작·가사), 김혜성(작곡) 콤비의 초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평균 객석 점유율 93%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주 타깃층인 20~30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동안 오만석, 엄기준, 오나라, 안유진, 김재범, 신성록, 박동하, 김무열 등이 이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뮤지컬 스타 자리를 다졌다. 특히 전병욱, 원종환, 최대원, 정문성 등 1인 22역을 맡은 1~6대 멀티맨이 남녀 주인공보다 더 인기를 끌면서 공연계 ‘멀티맨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 작품 외에 다른 4개 작품도 해마다 꾸준히 무대에 오르면서 훨씬 다듬어지고 안정된 공연으로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익숙한 작품인 만큼 해마다 새로운 캐스팅으로 바뀌는 출연진에 대해 관객들의 관심도 더욱 쏠리고 있다.


위쪽부터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위쪽부터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잔잔한 이야기에 폭소 유발
‘우리 감성’으로 완성도 높여

<형제는 용감했다>는 2008년 초연 당시 뮤지컬계의 젊은 실력자 장유정(극작·연출)-장소영(작곡·음악감독) 콤비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다. 경북 안동 이씨 11대 종손인 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3년간 발길을 끊었던 고향을 찾는 장남 석봉과 차남 주봉의 이야기를 힙합과 보사노바, 재즈 등 다양한 음악과 코믹한 안무로 잘 버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두 주인공 석봉과 주봉 역에 홍록기와 온유의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면서 인터넷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 5월 뮤지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 총 100회의 공연을 마무리한 뒤 지방 순회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크리스마스날 가톨릭 재단의 한 병원이 배경인 <오! 당신이 잠든 사이>(10월3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2관)는 흔적 없이 사라진 하반신 마비 환자 최병호를 찾아가는 추리극과 같은 치밀한 이야기 구성이 특히 돋보인다. 2005년 겨울 초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이듬해 소극장 뮤지컬로서 최초로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작사·극본상을 수상했다. 작지만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며 그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82%를 기록하며 15만여명이 관람했다.


이밖에 청각장애인 노처녀 작가 민아의 꽃미남 쟁취 대작전을 그린 <뮤직 인 마이 하트>(8월29일까지 피엠시 대학로 자유극장), 인기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싱글즈>(대학로 예술마당 3관)는 한국 뮤지컬의 기본적인 코드인 ‘로맨틱 코미디’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풀어내 창작 뮤지컬의 성공신화를 연 작품들로 평가받는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제작사 제공

전문가가 말하는 ‘성공 비결’

젊은 여성관객들과 통했느니라


‘빨래’
‘빨래’
■ 빨래

이수진(뮤지컬 평론가) 무엇보다 소재의 진정성을 들 수 있다. 뮤지컬에 적합한 소재를 골라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끌려서 그것을 뮤지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창작의 시작이다. 일상적인 한국말이 지닐 수 있는 아름다움과 아련함을 가사에서 잘 끌어냈다. 창작 뮤지컬의 절대 단점인 ‘송 모멘트’(대사 사이에 음악이 들어가는 지점)를 끌어내는 부분이 매우 자연스럽다.


‘형제는 용감했다’
‘형제는 용감했다’
■ 형제는 용감했다

원종원(순천향대 교수) 뮤지컬이 지닌 장점을 가장 적절히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은 대중성과 무대예술의 조화, 그 절묘한 합일점을 찾아내야 하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작품은 나름대로 우리 창작 뮤지컬의 방향성을 찾게 해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장유정이라는 극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이라든지 무대의 활용방법, 장소영의 음악이 담고 있는 재치 등은 너무 어렵지 않고 매 순간 재치를 잃지 않는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해 준다.


‘김종욱 찾기’
‘김종욱 찾기’
■ 김종욱 찾기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공식을 만든 작품이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가 첫사랑의 망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어찌 보면 성장 스토리 같지만, 그 사람이 운명적인 사랑이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수십명의 나이와 성별을 넘나드는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 멀티맨의 활약은 소극장 무대의 재미와 매력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뮤직 인 마이 하트’
‘뮤직 인 마이 하트’
■ 뮤직 인 마이 하트

김일송(<씬플레이빌> 편집장) 성공의 첫째 이유는 젊은 여성들의 심리 파악에 능한 성재준의 극작과 원미솔의 감미로운 음악에 있다. 여기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조연들의 감초 연기가 곁들여지면서 로맨틱 창작 뮤지컬의 ‘본좌’가 되었다. 남주인공을 흠모하던 여주인공이 결국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에 딴죽을 걸 관객이 어디 있겠는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조용신(뮤지컬 평론가) 이 작품의 미덕은 요양원에 모인 지극히 서민적인 캐릭터의 인간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에피소드와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에 있다. 여기에 긴장감을 주는 추리물의 형식도 일부 결합시켰다. 적절한 신파와 코믹, 그리고 반신불수인 최병호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 코드를 버무렸다. 배우들의 과하지 않은 연기도 감초적인 웃음을 준다.


‘싱글즈’
‘싱글즈’
■ 싱글즈

이유리(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의 시초로 뮤지컬 소재의 다양화에 기여한 역할이 크다. 또 소극장 작품임에도 음악성, 콘셉트가 뚜렷한 무대미학, 선명한 캐릭터, 아기자기한 연출 아이디어까지 뮤지컬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안정적으로 보여줬다. 신선했던! 대중적인 창작 뮤지컬의 잘난 모델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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