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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냉전 비웃어주는 팝 아트, 사진 뒤집어버린 만 레이

등록 2010-06-29 20:56

왼쪽부터 키스 헤링 ‘남아프리카에 자유를’, 만 레이  ‘레이오그램’
왼쪽부터 키스 헤링 ‘남아프리카에 자유를’, 만 레이 ‘레이오그램’
유머담은 ‘만화풍 캐릭터’ 키스 해링
감광지 노출 ‘만 레이와 친구들’ 사진
유명 현대작가 전시 2제

레이건 대통령이 통치했던 미국의 1980년대는 정치와 예술이 따로 놀던, 겉 다르고 속 다른 시대였다.

레이건은 위대한 미국을 외치며 신냉전과 보수주의 가치관을 밀어붙였지만, 60년대 히피, 팝아트 세례를 받은 대도시 청년 예술가들은 어른들의 가식에 코웃음을 쳤다. 그들은 좀더 파격적인 방법으로 대중과 현실 참여적 메시지의 소통을 꾀했다.

특히 미술에서 그런 흐름은 작업실 아닌 일상 현장에서 작업하는 유행으로 나타났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가 낙서에서 영감을 얻은 백인 작가 키스 해링(1958~1990)과 흑인 작가 장미셸 바스키아(1960~1988)였다. 뉴욕의 지하철 역사 광고판에 만화 캐릭터처럼 뒤얽힌 인물 군상을 그렸던 키스 해링과 강퍅한 낙서화로 현실을 조롱했던 바스키아의 상상력은 세계 미술에 새로운 공공미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의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 해링’전(9월5일까지, 02-410-1336)에서 대중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던 요절작가 해링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대표작 판화 130여점과 영상물, 조각 등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6개 전시장마다 시기별로 특징적인 작품 연작들을 배치해 그의 작품 세계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화가 아버지와 월트 디즈니의 영향을 받은 해링의 작품들은 따뜻한 팝아트를 지향한다. 빛나는 아기와 사람, 개를 그린 유명한 아이콘 연작에서 보이듯 단순 명료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서로를 통과하며 한 몸이 되는 인간적 연대를 강조하는 현실 참여적 이미지가 유머러스한 필치 속에 녹아 있다. 반인종차별주의를 보여주는 <남아프리카에 자유를>(아래 왼쪽), 붉은 하트 아래 어깨동무한 두 사람을 담은 <무제>, 팝아트 대가 앤디 워홀을 미키마우스 이미지와 합성시킨 <앤디 마우스> 등이 눈에 띈다. 5전시실의 <종말> 연작은 모나리자, 예수 사진 등을 배경으로 한 묵시록적 이미지를 거친 선으로 표현해 또다른 그의 내면 세계를 보여준다.

한편 강북의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위적인 모더니즘 사진가 만 레이(1890~1976)의 걸작과 후대 작가 47명의 수작들로 꾸민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의 사진’전(8월15일까지, 02-2124-8960)을 마련했다. 감광지 위에 물건들을 그냥 노출한 작가 특유의 ‘레이오그램’(오른쪽) 작품들과 그의 온갖 전위 기법들이 망라된 영화 <에막 바키아>(1926년작), 그리고 현재 세계 사진계를 주름잡는 대가들 작품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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