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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스매싱 펌킨스가 온다

등록 2010-07-05 19:10수정 2010-08-16 10:39

10년전 한국공연 직후 해체
거짓말처럼 부활 8월 내한
강렬한 기타음·몽환 분위기
90년대 풍미한 ‘얼터너티브’
폴짝폴짝 뛰는 관객들은 불보다도 뜨거웠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빌리 코건은 “이제서야 한국에 오다니, 난 정말 바보다”라고 말했다. 객석에선 열광적인 환호성과 아쉬움의 눈물이 함께 터져나왔다. 2000년 7월4일 록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첫 내한공연은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한국 공연 직후 스매싱 펌킨스는 예고한 대로 해체를 선언하고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꼭 10년이 흘렀다.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던 팬들의 가슴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스매싱 펌킨스가 거짓말처럼 다시 한국을 찾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사 액세스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14일 저녁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스매싱 펌킨스의 두번째 내한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 극심한 상업화에 찌들어 쾌락만을 추구하는 헤비메탈에 반기를 든 음악인들이 있었다. 분노와 저항을 상징하는 원초적인 록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미국 시애틀의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너바나, 펄 잼,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가든 등 4인방을 필두로 ‘시애틀 그런지’라는 새로운 흐름이 탄생했다. 시애틀 바깥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일었다. 시카고의 스매싱 펌킨스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이들을 통틀어 ‘대안적’이라는 뜻의 ‘얼터너티브’ 록이라고 불렀다.

리더 커트 코베인의 자살과 함께 신화로 격상된 너바나의 그늘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스매싱 펌킨스는 얼터너티브 록 안에서도 나름의 차별화를 꾀하며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밴드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다 우울하면서도 감미로운 멜로디를 녹여내고 사이키델릭의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하며 예술성을 추구했다.

데뷔 앨범 <기시>(1991)에 이은 2집 <사이어미즈 드림>(1993)에서 ‘투데이’, ‘디스암’ 등의 히트곡을 냈다. 두 장의 시디로 발표한 3집 <멜랑콜리 앤드 디 인피니트 새드니스>는 기념비적인 앨범이었다. ‘1979’, ‘투나잇 투나잇’ 등을 히트시키며 미국에서만 800만장 이상을 팔아치웠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해 최고의 음반으로 선정했고, 그래미는 최우수 하드록 상을 안겼다. 4집 <어도어>(1998)에서는 전자음의 비중을 늘리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 5집 <머시나: 더 머신스 오브 갓>과 인터넷으로만 공개한 <머시나Ⅱ: 더 프렌즈 앤드 에너미스 오브 모던 뮤직>을 잇따라 발표하고 멤버들 간 갈등을 이유로 밴드를 해체하고 말았다. 빌리 코건(보컬·기타), 제임스 이하(기타), 다시 레츠키(베이스), 지미 체임벌린(드럼)은 뿔뿔이 흩어졌다.

대부분의 곡을 만들었던 밴드의 핵심 빌리 코건(사진)은 ‘즈완’이란 밴드와 솔로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오래가진 못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빌리 코건은 2007년 스매싱 펌킨스를 재결성했다. 옛 멤버는 그와 지미 체임벌린 둘뿐이었지만 사람들은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새 앨범 <자이트가이스트>로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선전하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빌리 코건, 제프 슈뢰더(기타), 니콜 피오렌티노(베이스), 마이크 번(드럼)으로 멤버를 정비한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신곡을 매달 하나씩 온라인으로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빌리 코건은 “모든 이들이 스매싱 펌킨스 새 음악을 무료로 들어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44곡을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지금껏 발표한 네 곡을 모아 한정판 미니앨범(EP) <티어가든 바이 컬라이디스코프 볼륨1: 송스 포 어 세일러>를 발매했다. 6일부터 미국 12회 투어에 들어간 이들은 다음달 일본 록 페스티벌인 서머소닉에 참가한 뒤 한국에 들어온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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